서로 다른 IT벤더,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 만난다


모바일 영향력 강화…CMO 영향력 커져

[박계현기자] 포토샵, 일레스트레이터 등 콘텐츠 제작 툴로 유명한 어도비시스템즈, 전통적인 BI업체인 SAS·마이크로스트레티지, 데이터웨어하우징(DW) 업체인 테라데이타 등이 디지털 마케팅 제품군이라는 한 시장에서 만나고 있다.

이들이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 만나는 이유는 각 부문에서 모바일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고객사에 모빌리티 관련 업무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각기 다른 기술적 배경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고객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한다'는 대명제 하에서 성장을 추구하다 보니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끝단이라고 하는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 만나는 것이다.

CRM 솔루션 등 디지털 마케팅 관련 제품을 사용하는 타깃 고객층도 더 이상 통계전문가, 마케팅 조직을 넘어 매장 관리자, 영업사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어도비시스템즈(대표 지준영)는 기업에 공급되는 콘텐츠 제작 툴에서 출발해 최근 수 년간 기업 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산하에 있는 조직을 지원하는 툴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어도비는 지난 2009년 웹 분석 마케팅회사인 '옴니추어(Omniture)' 인수를 시작으로 2012년 페이스북용 광고 소프트웨어 업체인 에피션트 프론티어(Efficient Frontier), 비디오 광고 솔루션 업체 '오디튜드'(Auditude) 등 마케팅 관련 회사들을 인수합병했다.

지난 6월에는 온·오프라인 캠페인 관리 분야 업체인 네오레인(Neolane)을 인수해 어도비 제품군으로 선보였다. '어도비 캠페인'으로 명명된 이 제품은 웹, 이메일, 소셜, 모바일, 콜센터, DM, POS(Point of Sale)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진행되는 마케팅 캠페인 플랫폼이다.

어도비는 회사의 성장전략을 ▲데이터 분석 테스팅 및 타깃팅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통한 웹 경험관리 ▲미디어 최적화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유기적으로 연동, 분석하는 캠페인 관리 등 모든 기능을 연동시킨 '통합 솔루션'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있다.

이미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 부문에서 ▲어도비 애널리틱스 ▲어도비 타겟 ▲어도비 익스피어리언스 매니저 ▲어도비 소셜 ▲어도비 미디어 옵티마이저 ▲어도비 캠페인 등 6개의 제품군이 출시됐고 이들 제품군은 2011년 어도비 전체 매출의 21%에서 2012년 25%, 2013년 30%를 차지하는 등 성장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난 11월 회계연도를 마감한 2013년 4분기 실적에선 매출의 35%를 차지하며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담당하게 됐다.

어도비 측은 "4분기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38% 성장한 3억1천6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 부문은 4분기에만 전체 트랜잭션이 5조 건을 넘겼다"며 "모바일 트랜잭션이 전체 어도비 애널리틱스 트랜잭션의 33%(3분기 28%)를 차지하는 등 모바일이 디지털 마케팅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 대표 이혁구)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모바일(MicroStrategy Mobile)' 등 모바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솔루션을 보급해 BI의 높은 문턱을 낮췄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매장 및 현장 관리와 관련된 사용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BI 전문 자문기관인 드레스너 어드바이저리 서비스(Dresner Advisory Services) 측은 "모바일 컴퓨팅 및 모바일 BI는 조직에 점차 확산되고 있을 뿐 아니라, 보다 고급화, 선진화되고 있다"며 "사용자들은 차트, 리포트, KPI에 대한 단순 열람에서 데이터 선택, 필터링, 드릴-다운 내비게이션 기능 등 고급 기능의 사용을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혁구 MSTR 사장은 "지금까지는 데이터웨어하우스 도입 후 분석하고 리포트 하는 등 사내 내부 조직의 요구가 많았으나 모바일 솔루션을 통해 외근 근로자들과 영업맨, 매장관리자 등도 BI를 활용하고 생명보험사의 영업사원들도 계약을 분석하고 자료를 기반으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활용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웨어하우징(DW) 업체인 테라데이타는 2010년 마케팅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아프리모(Aprimo)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012년에는 다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마케팅 기업인 e서클을 인수했다.

테라데이타는 기존 통합 데이터웨어하우스에 아프리모의 마케팅 전략과 예산, 비용을 조율하고 다채널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는 통합 마케팅 관리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테라데이타 애스터' 등을 결합해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통신서비스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테라데이타 CSP 차세대 분석 프레임워크'를 출시하는 등 업종별 특화에 나섰다.

네트워크망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시스템 상에서 이를 감지해 아프리모의 마케팅 툴로 장애 지역 근방에 있는 고객들에게 관련 안내를 할 수 있다. 또 캠페인 설계시 특정 고객군을 저장해서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고 고객군별로 차별화해 단계별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내놓는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제품에 대해 마케팅 담당자들의 관심이 높은 반면, 조직적인 지원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천천히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11월 어도비와 공동으로 '2013 아태지역 디지털 마케팅 성과 측정결과' 보고서를 발표한 CMO위원회 측은 "한국 마케팅 담당자의 25%가 올해 설문조사에서 경영진들로부터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가치와 기회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는데, 작년에는 이 항목에 대한 응답률이 0%였다"며 "한국 마케팅 담당자들이 디지털 마케팅 활용에 보다 빠른 진척을 보기 위해선 경영진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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