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크 경영권다툼 기자회견 현장

 


20일 9시 30분. 서울 여의도 증권업협회 8층 기자실과 홍보실. 아침부터 분

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몇몇 기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4일 주총에서 김진호가 밀려난다며?” “그게 어디 쉽겠어” “아냐! 아

무래도 이번엔 심상치가 않아!” “금고나 농구단 인수를 놓고 반대하는 세

력이 많다던데?”“아무튼 오후에 이지오스측에서 온다니까 얘기를 들어보

면 알지”

오후 1시 20분. 기자실에는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기자들의 발길이 이어졌

다. 잠시후 하이카라스타일로 머리에 잔뜩 기름을 바른 양복차림의 신사 둘

이 들어섰다. 유신종 이지오스 사장과 김상우 인터넷컨설팅그룹(ICG) 사장

이다. 다소 상기된 표정이지만 입술을 꼭 다물고 있다. 유사장이 기자실로

들어가 자리를 잡자 30~40명의 기자들이 몰려들며 열띤 취재가 벌어졌다.

유사장: 골드뱅크 경영권도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자1: M&A (인수합병)입니까?

유사장: 적대적 M&A라는 표현은 맞지않습니다. 골드뱅크는 국내 인터넷기업

의 신화를 만들어 낸 기업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을 아시아를 대

표하는 인터넷 벤처기업으로 육성하기위해 1인 경영체제가 아닌 프로젝트체

제로 나아가겠다는 생각입니다.

기자2: 지분은 충분히 확보했나요?

유사장: 골드뱅크지분 20%를 갖고 있는 대주주 릴츠사가 이지오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밝힐 수 없는 또다른 주주의 동의도 구했습니다.

기자2: 외국계 펀드가 어떻게 유사장을 지지하게 됐나요? 유사장: 그 사람

들은 양측의 애기를 다 듣고 결정합니다. 김사장도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

니다. 그러나 저희가 구상하는 비전이 향후 골드뱅크의 가치를 높일 수 있

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기자3: 릴츠사는 어떻게 골드뱅크 대주주가 되었나요?

유사장: 지난주 월요일 골드뱅크 지분 약 15%를 갖고 있는 라시펀드를 인수

해 기존 지분까지 포함 약 20%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4: 경영권쟁탈전 배후에는 삼성가 맏손녀 이미경씨가 있다는 소문인데

요!

유사장: 릴츠사는 펀드회사입니다. 이미경 이사는 그 회사 이사로 있는 사

람이고요. 경영권 인수문제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기자5: 유사장은 얼마전까지 골드뱅크 수석 부사장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만

두게 됐지요?

유사장: 김진호사장과 함께 일하면서 다소 의견이 달랐습니다. 예를들면 저

는 핵심사업만을 강화해 경쟁력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주장이었고 김사장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많이 벌이는 스타일이었지요. 지난해 9월부터 새

로운 사업계획을 건의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E메일로 해고통지를 받았습니다.

(질문들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기자6: 그럼 개인적인 감정도 있는 것 아닙니까!

유사장: 경영권에 도전하는 데 개인적인 감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비난을 감수하겠습니다.

기자7: 이미경 이사와는 어떻게 알게 됐습니까?

유사장: 제가 학부(하버드대로 추정)에 있을 때 대학원에 들어오셨습니다.

그후로 친하게 지내다보니 지금까지 16~17년동안 오누이처럼 지내왔습니다.

기자7: 경영권을 확보하면 어떻게 운영할 생각이십니까? 유사장:아시다시

피 골드뱅크는 2가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커뮤니티부문과 홀딩컴퍼니의

역할이지요. 커뮤니티부문은 ICG 김상우사장이 맡고요 홀딩컴퍼니를 제가

맡을 예정입니다.

사업계획은 시간이 없으니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자8: 라시는 어떤 펀드고 어떻게 골드뱅크지분을 확보했나요?

유사장: 말레이시아 펀드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 100억원을 투자

해 골드뱅크 전환사채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9: 김진호사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사장:함께 일했던 사람으로서 제가 얘기하는 것은 맞지않을 것같습니다.

오랫동안 김사장을 알고 지내 온 우리 김사장이 말씀드리는 게 낫겠습니다.

(옆에 앉아있던 김상우 사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김사장: 저는 대구 과학고를 나와 대전 카이스트에 94학번으로 입학했습니

다. 학부부터 인터넷이 비즈니스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골드뱅크

를 벤치마킹해왔습니다. 그래 일찍부터 김사장님을 알고 지냈습니다. 모 방

송 프로에선 경영과 회사소개를 나누어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사장님은 탁월한 마케팅감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아이디어로 인터넷비즈니스를 영위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개인차원의 비전제시가 아닌 여러가지 능력

을 가진 사람들의 협력을 통해 발전해야 합니다. 모든 일은 프로세스로 진

행될….

기자10: 골드뱅크 소액주주연대가 김사장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유사장: 소액주주들중에는 김사장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또 단기간

에 세력을 규합하기도 힙들거고요. 저희는 이미 상당수 지분을 확보해 안정

적입니다.

연이은 질문을 쏟아낸 기자들이 각자 제자리로 종종걸음을 친다. 아마 마감

시간이 얼마남지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질문이 없자 유사장은 잠시 명함교환을 하더니 기자실을 빠져나갔

다. 어린 나이로 이번 골드뱅크 경영권 인수에 나서서 그런지 일부 기자들

의 관심이 김상우 사장에 쏠렸다. 상당수 기자들이 김사장을 둘러싸고 다

시 질문공세를 퍼붓는다.

질문이 끝난 후 김사장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그러는 사이 반대편 엘리

베이터 문이 열리며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이 들이 닥쳤다. 김사장은 몇몇

기자들과 악수를 나눈 후 곧바로 기자실로 들어갔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

다. 아마도 전혀 M&A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육중한 몸을 이끌고 급한 걸음을 한 탓일까. 김사장은 숨이 찬 듯 잠시 쇼

파에 기대 한숨을 돌리더니 이내 말문을 연다. 한편에선 골드뱅크 소액주주

연대가 발표한 내용을 기자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한 기자가 궁금해 못참

겠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기자A: 유신종 사장측이 골드뱅크를 M&A 한다던데.

김사장: 월급도 못받고 힘들게 만든 벤처회사입니다. 대자본의 머니게임에

희생된다면 부작용이 적지 않겠죠. 벤처기업들처럼 지분을 나눠줘가며 주주

들과 공생하려고 하겠습니까(반문하듯). 아마도 대기업의 소유논리가 그대

로 적용되겠죠.

기자B: M&A움직임을 전혀 몰랐습니까.

김사장: 그동안 갖고 있던 오해를 풀고 새로 사업을 잘 벌여 나가고 있는

마당에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입니다. (애써 유머를 발휘하며) 그 사람들

이 김진호를 어디까지 띄워 주려고 그러는 지 모르겠습니다(허허). ….(잠

시 뜸을 들이다)일각에서 그런 소문이 있었지만 루머일 것이라고 생각했습

니다. 이미경씨 대리인측도 지난 목요일 회사를 방문해 “잘하고 있다”고

말했고요. 골드뱅크 M&A 시도는 소액주주 2만6천명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기자C: 주총에서 경영권방어를 위해 표대결을 벌일겁니까.

김사장: 표대결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저쪽 지분은 20%에 불과하나 저희

는 이미 전환사채를 인수한 소액주주를 포함해 25%의 지분을 위임받았습니

다. 아마 그 이상의 지지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기자C: 5% 지분을 갖고 있는 김석기 중앙종금 사장의 지지는 얻었습니까?

김사장:출장중이어서 아직 얘기를 못했습니다. 오늘밤 만날 예정입니다. 지

난주 금요일 전화통화에서 김석기사장은 '내가 꾸민 일이 아니다. 나는 절

대 아니다'고 말하더군요.

기자D: 그럼 인수주체를 누구라고 봅니까?

김사장: 펀드가 경영권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펀드는

투자수익을 올리는곳이지 경영권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경영

권인수를 추진하는 주체는 이미경씨라고 봅니다.

기자E: 유신종씨가 지난해 9월부터 새로운 경영전략을 얘기했다는데.

경영자는 외로운 판단을 하는 자리입니다. (기자들이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

다. 유사장 기자간담회의 열띤 분위기와 다르다. 김사장이 얘기하고 있는

동안 1~2명의 기자만 남았다) 직원들의 의견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기자들이 자리를 뜨자 다소 허탈 한 듯 말문을 두서 없이 이어간

다) 농구단을… 인수한 것을 두고 말은 많았지만… 그것은 광고효과를 위한

것입니다. 물론 지금 매각해도 차익을 남길 수 있고요…. 잘못된 판단은 아

니라고 생각합니다.(말을 마치기전 이미 기자들은 아무도 없다)

김사장: …

조용관기자 ykch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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