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하트 주고 받으면서 친해졌어요"

[세상을 바꾸는 게임] "게임 덕분에 화목한 우리 가정"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한 요즘이다. 게임은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은 게임강국 코리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게임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게임을 통해 공부를 하고, 게임으로 건강을 되찾고, 게임으로 가족간의 화합을 되찾을 수 있는 이른바 '착한 게임'들도 많다. 아이뉴스24는 이런 착한 게임에 주목한다. 게임의 긍정적인 부분을 적극 활용해 사회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임들을 소개하고 이런 게임들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한다.
▶ 4회 : [세상을 바꾸는 게임] "게임 덕분에 화목한 우리 가정"

[허준기자] # 중학생 자녀를 둔 아빠 K씨,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와 소통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와의 대화를 소흘히 하던 와중에 어느 날 휴대폰으로 날라온 카카오톡 메시지. 애니팡이라는 모바일게임으로 초대한다는 자녀의 메시지다. 이후 K씨는 애니팡 하트를 자녀와 주고 받으면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소통을 시작, 지금은 누구보다 친한 사이가 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에 불어닥친 모바일게임 열풍은 대단했다. 특히 간단한 퍼즐게임 애니팡이 전국민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게임 내에서 하트를 주고 받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애니팡 열풍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저 히트 게임이 하나 등장한 것이 아니라 애니팡을 통해 다양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카카오톡 친구들과 하트를 주고 받는 시스템을 통해 관계가 소원했던 친구, 가족들의 소통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앞서 예를 든 아빠 K씨 뿐만이 아니다. 친분은 있지만 오래도록 연락을 하지 않던 친구, 매일 집에서 만나지만 특별히 대화를 나주지 않던 가족, 친해지기 힘든 직장 동료과 하트를 주고 받으면서 새로운 소통이 시작됐다. 게임이 얼마나 훌륭한 소통의 도구인지 알려준 사례다.

◆게임 하지 말라고 외치지 말고 함께 게임을 하라

매일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있는 자녀가 못마땅한 부모. 오늘도 게임만 하고 있는 자녀에게 컴퓨터를 끄라고 잔소리를 시작한다. 자녀는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컴퓨터를 끄지만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부모가 야속하다.

게다가 이제 막 대규모 이용자간 대전이 벌어지거나 보스몬스터 사냥이 시작됐는데 부모가 게임을 그만하라고 하면 반발심만 생길 뿐이다. 최소 30분 이상이 필요한 대규모 사냥을 하고 있는데 부모는 무조건 당장 컴퓨터를 끄라고만 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부모들은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냥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부모와 자녀의 사이는 자연히 멀어지게 된다.

남궁훈 전 위메이드 대표는 이런 부모들에게 지금 당장 게임에 접속하라고 조언한다. 자녀가 하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알고 게임 내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 부모와 자녀의 소통이 얼마나 쉬운지 깨닫게 된다는 설명이다.

남궁 전 대표는 "게임은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즐기고 있는 놀이 문화다. 음악이 삶 속에 들어와 있듯 게임이 삶 속에 함께할 미래가 바로 코 앞"이라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던 여러분을 이해 못하시던 여러분들의 부모님과 지금 게임을 못하게만 하는 모습이 닮아 있지는 않으십니까"라고 되묻는다.

이어 그는 "음악을 못 듣게 하는 부모님보다 이어폰 한쪽을 같이 들으며 공감하고 소통하시는 부모님이 더 멋지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e스포츠 페스티벌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 대회에 참가하는 모습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위메이드는 부모와 자녀가 한 팀을 이뤄 출전하는 모바일게임 윈드러너 대회를 열었다. 수많은 부모들이 참여해 자녀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열띤 경쟁을 펼쳤다. 윈드러너로 소통한 부모와 자녀들의 행복한 모습에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응원을 보냈다.

◆메이플스토리로 일궈낸 가족소통

넥슨코리아가 서비스중인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는 저연령층 이용자들이 가장 즐겨하는 온라인게임 중 하나다. 한때는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가장 즐겨하는 온라인게임으로 불리기도 했다.

자녀들에게 메이플스토리는 가장 재밌는 게임이었지만 부모입장에서 자녀의 공부할 시간을 뺐는 게임으로 인식됐다.

그런데 이 메이플스토리로 가족 소통을 이뤄낸 가족이 있다. 광주에서 피자체인점을 운영하는 권숙국(남, 56)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권순국 씨의 메이플스토리 아이디는 '타락파워전사'. 게임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다. 그는 메이플스토리 사상 최초로 최고레벨인 200레벨에 도달했다.

권순국 씨가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아들 때문. 아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즐겨하는 것을 보고 함께 게임에 동참했다. 가족이 함께 모여 메이플스토리를 즐기고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권순국 씨는 누구보다 화목한 가정으로 바뀌었다.

권순국 씨는 "메이플스토리에 재미를 붙이면서 자녀, 아내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며 "게임 덕분에 컴퓨터에 취미를 붙인 아들은 컴퓨터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메이플스토리 덕분에 가정의 화목해졌다"고 말했다.

◆부모 자녀가 함께하는 보드게임, 가족 소통의 장

아무래도 모바일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은 자녀 건강에도 좋지 않아 함께 하고 싶지 않는 부모들이라면 보드게임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보드게임은 게임을 바닥에 놓고 둘러 앉아 서로 이야기하면서 즐겨야 하는 게임이다. 자연스럽게 부모와 자녀가 게임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보드게임은 가족간의 소통 뿐만 아니라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산수를 배울 수 있는 생각투자주식회사의 '메이크텐', 구구단을 가르쳐주는 행복한 바오밥의 '셈셈테니스', 조엔의 수학 보드게임 '아레나써클' 등 교육적인 효과를 주는 게임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교육용게임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보드게임은 집중력이나 공간지각능력, 참을성 등을 길러주기 때문에 대표적인 '착한게임'으로 꼽힌다.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오준원 협회장은 "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2명 이상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즐겨야 하는 게임"이라며 "게임을 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대화를 할 수 있다. 혼자 하는 모바일게임이나 온라인게임보다 훨씬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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