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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희 "중고폰, 두면 고물 나누면 보물"


'T에코폰' 사회적기업 전환…"자원재활용-취약계층 지원-일자리 창출"

[강은성기자] "두면 고물, 나누면 보물이란 말이 있습니다. 중고폰이 딱 그렇지요. 새 폰을 구입한 고객은 사용하던 휴대폰을 되팔아 금액을 보전할 수 있고, 팔린 중고폰은 '재탄생'과정을 거쳐 꼭 필요한 곳에서 가치있게 사용되는 것입니다."

지난 11일 '행복한에코폰'이라는 회사가 설립됐다. SK텔레콤이 자사 중고폰 매입 프로그램인 'T에코폰' 사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이 회사가 행복한에코폰을 설립한 것은 중고폰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고폰을 가지고 '수익'을 남겨보겠다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행복한에코폰 대표를 맡은 이형희 SK텔레콤 CR(대외협력)부문장은 '중고폰의 가치'에 대해 보다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휴대폰 교체 주기가 평균 1년8개월 정도 됩니다. 매년 110만대의 중고폰이 양산되는 것이죠. 그동안 통신사업을 쭉 해 오면서 이같은 중고폰이 그냥 장롱 속에 묵혀 있다가 버려지는 것에 대해 참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중고폰 수익은 사회가치 창출에 재투자

처음 SK텔레콤이 중고폰 사업을 하게 된 것은 이같은 작은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이용자들이 휴대폰 단말기를 교체하면서 사용하던 단말기를 반납하면 3만~5만원 가량의 보상 비용을 지급하고 기계를 받아 쓸만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가려내 이를 '임대폰' 등으로 활용했다.

휴대폰이 부서지거나 잃어버려 사용할 수 없게 됐을 때 고객센터에서 무료로 임시 사용할 수 있는 '임대폰'을 빌려주는데, 이때 고객으로부터 반납받은 중고폰이 활용됐었다.

그러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중고폰의 가치가 높아지자 SK텔레콤은 이를 본격 사업화 했다. 2011년 8월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T에코폰 사업이 그 것.

SK텔레콤은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대에 육박하고, 고가의 정액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쉽사리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T에코폰에서 전문감정평가사의 품질평가를 거쳐 매입한 후 세척-수리 과정 등을 거쳐 재탄생한 중고폰은 시중가보다 절반 이하로 저렴하게 판매했다. 여기에 기존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보다 저렴한 '유심(범용가입자식별모듈, USIM)' 요금제를 신설해 요금 부담없이 사용하는 방법도 마련했다.

"T에코폰 사업은 어차피 SK텔레콤이 '수익'을 얻으려고 시작한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을 하게 됐습니다. 보다 본격적으로 중고폰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열어나가기 위함입니다."

이형희 부사장은 "별 생각없이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중고폰 하나가 행복한에코폰을 통해 자원재활용, 취약계층 지원, 일자리 창출, 기업의 사회적 의무 수행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행복한에코폰은 기존 대리점 외 사회단체(NGO)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중고 단말기를 회수하고 중고폰 재활용을 촉진하는 작업을 본격 전개하기로 했다.

행복한에코폰은 중고 단말에 대한 감정평가부터 매입, 일부 가공, 개인이나 사업자 대상 재판매까지 중고 단말 안심 매매 서비스를 대행하면서 올해 약 21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희 부사장은 "운영 비용을 제외한 수익은 영리 추구 목적이 아닌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해 재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고폰이 일자리 만든다

서랍 속에 묵혀둔 중고폰이 단순히 재판매 되는, '자원 재활용'으로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같은 중고폰이 일자리도 창출한다. 행복한에코폰을 설립해 가장 중점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방안 중 하나도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중고폰을 매입하려면 어떤 등급인지 상세한 감별이 필요하지요. 핵심 IT 인력이자 신규 유망 직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중고폰 감정평가사'를 행복한에코폰에서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인데 이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육성할 예정입니다."

행복한에코폰은 2014년 말 까지 취약계층 고용 비율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중고 스마트 기기를 지원하고 사용법을 교육하는 등 봉사활동을 통해 '모바일 정보화 격차'도 좁혀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매입 완료된 중고폰 건당 일정 금액을 NGO에 기부하는 등 지자체 및 NGO와 협력해 다양한 후원 및 기부 프로그램도 전개한다.

최근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알뜰폰 산업 육성에도 중고폰은 도움이 된다.

이 부사장은 "현재 T에코폰을 통해 매입된 중고 스마트폰은 대부분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오히려 물량이 부족할 지경"이라면서 "행복한에코폰을 통해 묵혀둔 중고폰 매입과 판매가 활성화되면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들도 보다 사업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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