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인텔 태풍', IT시장 강타

실적전망 대폭 하향…"PC경기 둔화 장기화" 우려


[김익현기자] IT 시장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로 통하는 인텔이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3분기 매출 전망치를 10억달러 가량 낮춰 잡았다. 당초 138억~148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던 매출 전망치를 129억~135억달러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인텔은 실적 하향 조정 이유로 "PC 수요 부진으로 주력 사업인 반도체 수요가 약세를 보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용 수요 부진과 아시아 지역 같은 이머징 마켓의 상황이 안 좋다는 점을 꼽았다. 인텔은 오는 10월16일 3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델-HP 등도 연이어 전망치 하향 조정

인텔 실적은 IT 시장 경기가 어떻게 될 지 짐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혔다. PC 용 반도체의 80% 가량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텔이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것은 IT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더 안 좋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인텔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엔드포인트 테크놀러지스의 로저 케이 애널리스트는 새너제이머큐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텔의 실적 하향 조정은 굉장히 걱정스러운 일이다"면서 "PC와 관련 칩 매출 하락 현상이 내년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PC업체들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대표적인 PC업체인 델과 휴렛패커드(HP)는 향후 몇 개월 간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대표적인 우량주인 애플조차 월가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할 정도였다. 애플은 지난 7월 회계연도 3분기에 매출 350억달러, 순익이 88억2천만달러(주당 9.32달러)로 월가 전망치(매출 374억달러, 주당 10.38달러 순익)에는 미치지 못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이다. 반응이 괜찮을 경우 침체된 PC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IT 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로저 케이는 "윈도8이 실패할 경우엔 IT업계엔 또 다른 경고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IDC "올해 PC 시장 성장률 1% 밑돌 것"

시장 조사기관들 역시 올해 PC 시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IDC는 올해 세계 PC 시장 성장률이 1%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2%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PC업계의 고민은 또 있다. 고객들이 'PC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심하게 얘기하면 현재 볼 수 있는 PC와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IDC는 이와 관련 "고객들이 윈도8이나 울트라북 같은 제품들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지켜본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텔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이런 상황 변화를 잘 따라잡지 못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같은 새로운 시장을 제대로 개척하지 못한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NPD는 5년 내에 태블릿PC 출하량이 노트북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NPD에 따르면 올해 1억2천100만대 수준인 태블릿 출하량이 오는 2017년에는 4억1천60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2억800만대 수준인 노트북 출하량은 2017년엔 3억9천300만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전망대로라면 개인용 기기의 중심이 조만간 노트북에서 태블릿을 넘어간다는 얘기다. 당연히 PC 시대의 강자인 인텔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텔 입장에선 무게 중심을 옮기지 않을 경우 IT 시장의 조연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이런 고민은 인텔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AMD, 엔비디아를 비롯한 다른 반도체업체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과연 인텔발 경고 메시지는 IT 시장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까? PC업계를 깊은 시름으로 몰고갈까? 아니면 세대 교체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까?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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