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의 판결로 '소리바다'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 확실해지면서 이에 대한 MP3 기기 진영의 반응이 가지각색이어서 주목됩니다.
울상을 짓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여유 있는 표정을 보여주는 업체도 있죠. 또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반응을 보이는 업체도 있습니다. 표정이 제각각인 이유를 한 번 살펴 볼까요.
우선, 울상을 짓는 MP3 기기 업체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소리바다 중단으로 ‘찐빵’ 격인 MP3 기기에 있어 ‘팥’ 격인 MP3 음악파일을 사용자가 종전처럼 자유롭게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줄면서, 그만큼 MP3 기기의 매력도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지난 상반기 성수기 동안에만 해도 작년(월 2만~3만대)에 비해 무려 2~3배 이상 급신장한 내수 규모를 보이면서 대중화의 문턱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는 MP3 기기 산업의 호조세에 찬 물을 끼얹울 수도 있다는 겁니다.
국내 MP3기기 산업의 협의체 중 하나인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의 회장을 맡고 있는 우중구 디지탈웨이 사장은 이와 관련, “(소리바다 중단으로) 내수시장의 의존도가 높은 국내 MP3 플레이어 업체들에게는 조금 힘든 시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올들어 MP3 기기 시장에 줄줄이 진출한 ‘새로운 얼굴들’에게는 소리바다 중단이 더 큰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해외 거래선을 구축할 만큼의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죠. 현재 MP3 기기 업체 수는 지난 연말(20여개)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50여개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 반면에, 다소 여유 있는 표정을 짓는 업체들도 있죠.
그동안 대중화의 길목에서 다년간 조정기를 거치면서 대안으로 내수 보다는 수출 비중을 높여 온 선발 업체들이 ‘소리바다 중단’ 사태로 인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는 겁니다.
MP3 플레이어 선두 업체인 디지털웨이의 경우에는 수출 비중이 전체 중 6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판매한 총 18만여대 중에 13만 5천여대를 수출했죠. 엠피맨닷컴은 상반기 판매댓수 15만4천여대 중 13만3천여대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죠.
그런데 CW-200 모델을 출시하면서 성공적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거원시스템의 경우에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디지털 음악파일의 재생 소프트웨어인 ‘제트오디오’로 널리 알려진 거원시스템은 MP3 플레이어 제조와 디지털 음반 유통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죠. 총체적인 디지털 뮤직 사업을 위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콘텐츠 등을 3각 체제로 이뤄진 사업 구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리바다 중단 사태로 거원시스템은 앞으로 단기간 동안에는 MP3 플레이어 공급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 반해, 조만간 S K 텔레콤과 공동으로 시작할 예정인 디지털 음반 유통 사업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겁니다.
아무래도 유료 디지털 음반 유통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소리바다의 중단 사태가 그간 공짜로 MP3 음악파일을 구해 왔던 일반 사용자의 구매 패턴을 조금씩 바꿔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죠.
여하튼, '소리바다 중단이라는 태풍권'에 들고 있는 MP3 기기 업계가 대응책 마련으로 분주해질 전망입니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