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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글로벌 특허전쟁 끝낼까?


CEO 협상 관심…합의 땐 안드로이드 관련 분쟁은 '끝'

[김익현기자] '안드로이드 진영의 맹주' 구글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요 외신들은 30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지난 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두 CEO는 전화 통화를 통해 지적 재산권 문제를 비롯한 주요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구글과 애플이 모종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갤럭시 넥서스 특허 소송과 관련" 분석 힘 얻어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구글과 애플은 상당히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두 회사 CEO부터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했던 래리 페이지와 팀 쿡은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대화를 하기로 했다. 당초 31일 다시 대화를 하기로 했지만 사정 때문에 한 차례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CEO간 대화 채널 뿐 아니라 실무자들도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구글과 애플이 지금 시점에서 대화 채널을 가동한 것은 특허 소송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그 동안 안드로이드 동맹군들이 애플의 공격을 받을 때도 가급적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지난 번 새너제이 법원에서 끝난 특허 소송 때는 삼성과 거리를 유지했다. 배심원 평결이 나온 뒤 이틀 뒤에야 "이번 소송에서 문제된 것들은 안드로이드의 핵심원칙과 관계가 없다"는 짤막한 논평만 내놨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핵심 원칙 쪽으로 공격의 칼날이 향할 때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7월 초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판결이었다. 당시 구글은 이례적으로 소프트웨어 패치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구글은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항소심 뿐 아니라 본안 소송에도 삼성을 도울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글과 애플의 이번 협상은 갤럭시 넥서스 소송을 앞두고 안드로이드의 핵심 특허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허전쟁의 진정한 배후는 구글"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최근 글로벌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특허 전쟁을 좀 더 넓은 안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잘 아는 것처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특허전쟁이 시작된 것은 2년 전이었다. 애플이 지난 2010년 4월 대만 업체인 HT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해 독설을 서슴지 않았던 스티브 잡스가 마침내 특허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애플은 구글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대신 단말기 제조를 담당한 HTC를 공격하는 쪽을 택했다. '변방을 때리면서' 중심을 약화시키는 전략인 셈이다.

1년 뒤인 지난 해 4월 애플이 부품 파트너이기도 한 삼성을 전격 제소한 것 역시 이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후 특허 전쟁은 사실상 삼성과 애플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두 회사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유럽에 이어 미국, 한국, 일본 등으로 장소를 확대하면서 한치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애플이 삼성을 제소하면서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애플 특유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주장이며, 또 하나는 기술적인 부분을 모방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갤럭시 탭을 둘러싼 특허 공방에서 핵심 쟁점은 디자인 특허다. 당연히 이 부분은 삼성이 최종 타깃이다.

하지만 각종 기술적인 특허와 관련된 부분으로 시선을 옮기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애플이 겨냥한 대부분의 특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작동 원리와 관계가 있기 때문. 따라서 안드로이드 맹주인 구글과도 무관하지 않은 이슈다.

◆구글, 안드로이드 핵심원리 지키려는 행보일 듯

이런 배경에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특허 전쟁 중 구글의 신경을 가장 자극하는 것이 바로 갤럭시 넥서스다.

갤럭시 넥서스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갖는 위치를 조금만 살펴보면 구글의 이 같은 행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잘 아는 것처럼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4.0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첫 제품이다.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젤리 빈'에도 갤럭시 넥서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 많은 개발자들이 젤리 빈을 테스트해보는 일종의 레퍼런스 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넥서스는 애플 제국에 대항하는 '안드로이드 군단'의 선봉장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그 동안 파트너 제조사들이 애플의 무차별 공격을 당할 때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구글이 발빠른 행보를 보인 것은 바로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또 갤럭시 넥서스를 둘러싼 삼성과 애플의 소송에서는 구글의 통합검색 같은 것들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당연히 구글로선 외면할 수 없는 사안이다.

◆글로벌 특허 전쟁, 새로운 전기 맞을까?

팀 쿡과 래리 페이지 두 CEO 간 협상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일단 구글 입장에선 가급적 안드로이드 핵심 원칙을 놓고 애플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 면에선 애플도 마찬가지다. 구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건 삼성이나 HTC와는 또 다른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이 글로벌 특허전쟁에 일정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글로벌 생태계 전쟁의 양대 강자인 구글과 애플이 적당한 선에서 선을 그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특허 소송 중 상당 부분은 원인 무효가 될 수도 있다.

구글과 애플이 합의에 성공할 경우 애플과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이번에 새너제이 법원에서 끝난 소송처럼 디자인 특허권이나 애플 특유의 유저 인터페이스가 이슈가 된 사안은 해당 사항이 없다. 그건 삼성과 애플이 풀어야 할 문제다.

하지만 통합 검색을 비롯해 안드로이드의 고유 기능과 관련된 부분은 더 이상 애플과 소송을 벌일 필요가 없게 된다. '맹주'인 구글이 특허권 분쟁을 원인 무효로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구글과 애플은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이번 협상에서 특허 분쟁을 끝낼 실마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치열한 특허 전쟁 와중에 불거진 '구글-애플 간 협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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