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 1호 얼리어답터' 최문규씨

 


'얼리어답터를 아십니까?'

올해초부터 방송이나 언론에 간간히 소개된 얼리어답터(earlyadopter)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먼저 받아들이는 이들을 가리킨다. 남들보다 먼저 그 제품을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얼리어답터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사람이 최문규(35)씨다. 최씨는 현재 웹에이전시 업체 이바닥의 대표이면서 얼리어답터 사이트(www.earlyadopter.co.kr)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국내 1호 얼리어답터'라고는 하지만 최문규라는 이름에 생소한 사람도 그의 과거 이력을 들으면 '아하! 그사람'이라고 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는 지난 95년 유니텔이 주최한 멀티미디어홈페이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98년에 발행돼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멀티미디어 홈페이지 만들기'라는 책의 저자이다.

최 씨가 얼리어답터 사이트를 처음 오픈한 것은 지난 2001년 8월. 당시에는 한달에 새로 가입하는 회원이 6명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회원들이 늘어 현재는 그 숫자가 5만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회원 전부가 모두 '얼리어답터'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최 씨는 "우리나라에서 얼리어답터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은 1천명 정도"이고 "미국도 1만명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최씨가 얼리어답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매형 덕분이다. 매형이 미국에서 준비했던 얼리어답터에 대한 논문이 그가 처음 이 용어를 접하게 된 계기다.그는 그 사건을 계기로 '얼리어답터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을 알았다.

최씨는 얼리어답터 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웹컨설턴트이자 웹에이전시 업체 이바닥(www.ebadaq.com)의 대표이기도 하다.

"매일 다른 업체의 웹 비지니스를 컨설팅해주고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다가 우리도 한번 우리것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처음 나온 아이디어가 얼리어답터를 국내에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소일 거리로 시작했던 얼리어답터가 이제는 제법 덩치가 커져 정작 회사 운영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됐다고 한다. 그는 얼리어답터를 운영하면서 주요 일간지와 잡지에 원고를 쓰기도 하고 한 IT전문 케이블 TV에서는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얼리어답터가 알려지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한 고등학생 대상 잡지에서 얼리어답터가 청소년 선호 직업 1위로 꼽혔다면서 인터뷰 요청을 해 온 것. 그는 "얼리 어답터는 직업이 아니라 성향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얼리어답터는 원래 미국의 경제학자 에버레트 로거스(Everette Rogers)의 '변혁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 1957)'이란 책에 처음 소개됐다. 이 책이 처음 발행됐을 때는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갑작스레 조명을 받아 95년에서야 2판이 발행됐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채택하는 유형을 이노베이터(Innovators), 얼리어답터(Early Adopters), 얼리매조리티(Early Majority), 레이트메조리티(Late Majority), 래가즈(Laggards)로 분류했다.

얼리어답터는 이노베이터보다 조금 늦게 신제품에 관심을 보이지만 오피이언 리더(Opinion leaders)로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경제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얼리어답터가 90년대 중반이후 재조명을 받은 것은 기술의 발전과 매우 밀접하다. 예전과 달리 정체 모를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이제품들이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전파되는지 연구하는 과정에서 얼리어답터의 실체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씨는 "얼리어답터는 제품을 주관적이고 경험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벤치마크와는 다르고", "그래서 더욱 더 이들의 평가가 제조회사에게 더욱 의미있다"고 설명한다.

얼리어답터 사이트에는 사회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업체 대표, 경제연구소 연구원, 의사, 변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들이 얼리어답터의 성향을 갖게 된 것은 직업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얼리어답터는 지난 5월 28일 유료화를 단행했다. 최 씨는 "지속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을 마련하고 진정한 얼리어답터를 위한 사이트로 거듭나기 위해 유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유료 회원에게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소개와 정보, 얼리어답터에 대한 리포트 등의 콘텐츠가 제공되며 공동구매도 비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최씨는 "유료로 전환했을 때 반대가 심했고 심지어 '일본의 앞잡이'라는 욕도 먹었다"면서 "자금이 충분히 모이면 무료 콘텐츠를 늘려나가고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소개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영진닷컴의 의뢰를 받아 얼리어답터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이책은 7월말 출간될 예정이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