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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올림픽전사, 마음을 담은 편지]'우생순 1세대' 홍정호, 메달 도전 후배들에게


'우생순'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 여자핸드볼은 올림픽 무대에서 오뚝이 정신으로 늘 상대를 괴롭혔다. 역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한 것은 악바리 근성으로 뭉친 결과다.

현역 시절 최고의 라이트백이었던 홍정호(38)는 10대 때 나선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20대 때인 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 30대이자 선참이었던 2008 베이징 동메달의 주역이었다.

우생순 세대의 뿌리이자 중심이었던 그였다. 누구보다 후배들의 땀을 잘 알고 있다. 런던에서는 대한핸드볼협회 전력 분석관 겸 MBC 해설위원으로 또 하나의 우생순 신화 창조를 지켜본다.

한국여자핸드볼(세계랭킹 8위)은 노르웨이(5위), 덴마크(6위), 프랑스(11위), 스페인(16위), 스웨덴(19위)과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세대교체 과정이라 메달권 진입 전망은 밝지 않지만 국민적인 기대감은 상당하다. 새로운 기적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홍정호는 진심 어린 기도를 하고 있다.

런던을 '우생순 성지'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는 후배들에게.

우리에게는 늘 국민적인 기대감이라는 부담이 따라다녔지. 그런데도 뭔가 이뤄내는 것을 보면서 나 자신도 신기해했단다.

지금 너희는 사점을 넘나드는 훈련으로 힘들어하고 있지. 극도로 피로가 느껴질 거야. 나도 겪어봤지만 왜 내가 이 훈련을 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거야.

그런데 그 사점을 넘어서야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올림픽을 위해 조금만 더 참자. 즐겁게 받아들여야 나중이 편하잖아. 스스로가 즐겁지 않으면 팀워크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언니들이 거의 빠져나가고 세대교체 중이라 힘들지. 그래서 강호들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너무 주눅이 들지는 말자. 이미 우리는 상대들을 만나봤잖니. 본선 1차전 상대인 스페인과는 작년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점차로 패했었지. 그렇지만, 우리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치르고 나섰고 부상자들의 불참에 체력까지 떨어진 상태로 경기를 치렀잖아. 불완전한 전력이었지.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생각해. 충분히 훈련을 했고 그 때와는 또 다르니까. 우리는 한 번 제대로 하면 끝까지 하는 힘이 있잖아. 그동안 선배들이 올림픽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기록해 너희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그것을 뛰어 넘으면 또 다른 역사가 만들어질 것으로 믿는다.

특별히 몇몇 후배들이 생각난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 룸메이트였던 (김)온아, 정말 네게는 남다른 감정이 든다. 이번에는 네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잘 해줬으면 좋겠다.

초, 중, 고교를 같이 나오고 나와 같은 왼손잡이인 포지션 후계자 (유)은희, 정말 또 다른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상대를 무너뜨려 주기를 기대할게.

다른 후배들도 마찬가지야. 신구조화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자양분 삼아 잘 해내길 바란다. 부담감이 크겠지만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날려버리길 기대할게.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꿈을 성취할 수 있단다. 런던에서 웃으며 만나자!

조이뉴스24 정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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