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 두고 뜨거운 공방

 


“인터넷 주소 관리는 민간의 자율에 먼저 맡겨라”

“민간 자율을 침해하기 위해 법을 만드는 게 아니다”

관리 및 운영 주체를 두고 치열한 논란을 빚고 있는 인터넷 주소자원 관리문제가 민간과 정부간 의견 격차를 줄이지 못한채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고 있다.

19일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국내인터넷주소자원 관리 방안에 관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인터넷주소자원관리법(안)에 대해 민간과 정부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됐다.

이날 토론회는 주소자원 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정부와 민간 자율을 침해한다는 업체들의 상반된 주장이 맞서며 양보 없는 논박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보통신부 인터넷정책과 강장진 사무관과 김종윤 변리사,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문영성 교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찬모 박사,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서재철 실장 등이 참석, 입법 취지와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인터넷주소위원회 전응휘 위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신재정 사무국장, 한국도메인기업협회 서창녕 부회장은 인터넷주소자원관리를 민간 자율에 우선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자들의 주요 발표내용 요약.

◆서재철 실장(한국인터넷정보센터)

현재 인터넷정보센터의 체제에서는 인터넷의 안정적인 등록 및 효율적인 관리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인터넷 기반 구조 확보 및 차세대 주소자원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또한 ICANN, RIR, IETF, ITU 등 각종 국제 업무가 증대되고 있어 인터넷정보센터의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를 법정기구로 한다면 안정적인 조직 체계와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찬모 박사(정보통신정책연구원)

현재 해외에서도 많은 나라들이 인터넷주소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인터넷주소자원관리법안은 이러한 해외의 사례를 종합해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해 법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국은 99년 ‘Anti-Cybersquatting Consumer protection Act’제정하는 등 닷us 도메인에 대한 관리권을 행사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 전용 도메인 닷키즈(,kids.us)의 신규 개설을 골자로 한 법을 제정, 상무성 산하 정보통신청(NTIA)이 이에 대한 관리 감독 권리를 갖고 있다.

일본은 2001년 사이버 스쿼팅을 방지하기 위한 관련법을 정비하고 국가최상위도메인(.jp)에 대한 관리권을 재위임했다.

호주에서도 지난 2000년 Telecommunication Legislation Amendment Act를 제정해 전자적 주소 부여에 대한 감독과 관리를 호주통신청(ACA)과 호주경쟁정책·소비자위원회에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스페인도 과학통신부 감독하에 있는 공공 법인인 RED.ES에 의해 국가 도메인을 관리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강장진 사무관

인터넷주소자원은 인터넷이용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현재는 인터넷주소자원 관리를 위한 법 규범의 불비로 인해 공공관리가 어려웠다. 범국가적으로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체계의 정립이 필요했다.

인터넷 주소자원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영토, 주권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이용 활성화의 지원을 위한 근거 법규가 마련돼야 한다. 국가 인터넷주소자원 관리를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성도 있었다.

인터넷주소자원관리법에서는 인터넷주소자원의 활용, 이용촉진 및 관리를 위해 인터넷주소자원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제반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신설하려 한다.

또한 인터넷진흥원 형태로 인터넷주소자원에 대한 공공적 관리, 차세대 인터넷기반 기술을 개발하거나 국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담 기관을 지정한다.

인터넷주소자원의 등록 및 사용과 관련된 분쟁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키는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를 설립하고 이에 관한 운영, 조정 절차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인터넷주소자원관리법의 적용 범위는 인터넷주소정책심의회, 인터넷주소관리기관, 분쟁조정위원회와 주소 기반 부가 서비스까지다.

◆김종윤 변리사

법제정은 대부분 다른 나라의 선례를 따른다. 다른 나라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법은 그 나라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발달한 나라.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필요하면 만드는 것이다.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의 사항. 과학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이 부분에 법이 개입할 수 있는가. 따라서 민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 정부 관여의 최소화, 정부지원의 효율성을 근간으로 법을 만들었다.

법을 만드는 것과 정부가 주도한다는 것은 다르다. 법에서는 정부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려 하는 것이다.

◆전응휘 위원(인터넷주소위원회)

이법 법안은 주소자원관리, 부가가치서비스, 도메인과 기존 지적재산권의 충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주요 골격이다.

원래 도메인은 지적재산권의 보호 영역이 아니었다. 미국의 법은 악의적으로 도메인을 사재기했을 때를 규제하기 위한 법이다. 이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2000년 7월부터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규제하고 있다. 도메인 주소 관리는 기존의 법제 체제에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현재 도메인 분정 조정을 할 수 있는 기구는 3개가 존재한다. 소비자보호원, 전자상거래분쟁조정,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분쟁조정기구가 그것이다. 또한 도메인 분쟁 조정 건수는 현재 몇십개에 불과하며 크게 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분쟁조정기구를 별도로 만든다면 기능 중복과 국가예산 낭비다.

정찬모 박사는 미국의 입법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닷us 도메인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적으로 도메인 네임을 마음대로 콘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이것은 미국 연방정부가 오랫동안 재정을 들여 만들어 놓은 체제이다.

도메인은 미국이 갖고있는 역사적인 권리를 부정하면서 논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법을 만든다고 해서 도메인을 마음대로 콘트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영성 교수(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현재 문제점을 보면 주소관리를 KRNIC이 하고 있다. KRNIC은 민간이면서 독점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 기관이 아니면서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현재의 체제로는 등록비용 산정이 적정하느냐, 원가계산이 제대로 된 것인가, 그 사용이 제대로 감사를 받고 있는가 등 소비자 권익을 지키고 감독하기가 어렵다. KRNIC이 때로는 민간이면서 때로는 정부의 기관이기도 하다.

현재 KRNIC이 갖고 있는 서비스 관리, 정책관리, 주소관리, IP주소 관리 등의 기능을 분리해서 다른 기관에 떼어 주던가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모든 책임을 정부가 지던가 해야 한다.

◆신재정 사무국장(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보통신부가 법 제정을 먼저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을 열어둔 것 같지 않다. 도메인 관련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민간 자율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실제 오프라인 상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는 자율적인 합의를 통해 해결되고 있다.

현재 기업이나 민간단체가 이러한 일을 못했다고 해서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잘못이다. 자율적인 해결책을 먼저 모색한 후 법 제정을 생각하면 좋겠다.

도메인은 서비스로 시작했지마 이미 산업화됐다. 이미 산업화된 것에 대해 정부가 인허가권을 갖겠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서창녕 부회장(한국도메인기업협회)

업계에서 볼 때 몇가지 항목들을 수정해서 정부가 합리적인 안을 만든다면 법안 자체에 대해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

첫번째 인증 문제가 있다. 부가서비스에 대한 인증을 할 경우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인증할 때 그 업체가 파산하면 정부가 책임질 수 있겠는가. 표준화되지 않는 인터넷 서비스를 어떻게 인증할 수 있겠는가. 인증은 업계 자율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두번째 악의적으로 판매 목적으로 도메인 보유할 때 처벌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실제로 많은 경우 판매를 목적으로 도메인을 등록하는 경우가 많고 악의적으로 도메인을 등록했는지 알아내기 어렵다. 이 부분도 시장에 자유롭게 맡기는 것이 좋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