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는 말이 18일 정부보유 KT주식 청약일에 그대로 실현됐습니다.
지난 6일 KT는 민영화 일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가장 큰 반대세력으로 SK텔레콤을 꼽았습니다.
KT민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올 때 마다 KT관계자들은 일제히 "SK텔레콤의 사주를 받은 목소리"라고 단정하곤 했지요.
SK텔레콤이 KT민영화 방안에 반대입장을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상 국내 통신장비시장1위 업체인 삼성전자나 삼성그룹이 KT의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SK텔레콤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이 사실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특정재벌이 KT의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 왔지요.
이에 대해 KT는 SK텔레콤을 눈엣 가시처럼 여기며 SK텔레콤을 '민영화의 최대 적'으로 규정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SK텔레콤이 최종순간 원주 5%청약을 결정하고 이로인한 KT 지분분배 과정을 계산한 KT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SK텔레콤이 우리를 도왔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KT는 민영화를 위해 주력해 왔지만 내심으로는 삼성이 최대주주가 될 경우 경영권 독립을 어떻게 보장받을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SK텔레콤이 8천억원이상의 돈을 경쟁사인 KT지분 매입에 사용한 것은 모두 삼성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목적이 어떻든 그 결과는 삼성도 LG도 다른 어떤 특정대기업도 KT경영에 간섭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는 상황을 낳았습니다.
물론 제도적으로 SK텔레콤은 KT경영에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으니 SK텔레콤에 대한 걱정은 없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KT의 한 임원은 "그동안 민영화를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를 여러번 했었는데 결과를 열어보니 가장 이상적인 민영화를 SK텔레콤이 이뤄준 셈이 됐다"며 반가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