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2년-상]'소셜'은 없고 '커머스'만 남았다


[김영리기자] '하루 반값'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난 2010년 3월 국내 시장에 처음 등장한 소셜커머스는 불과 2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이미 거대한 시장을 이뤘다.

그러나 너무 짧은 시간 내에 급성장을 이룬 탓일까. 소셜커머스 업계는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상위 업체들의 과당 경쟁은 지속되고 있고 몸집 불리기에 급급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제 갓 2살, '소셜'은 없고 '커머스'만 남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계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소셜커머스 시장규모 1조…'빛 좋은 개살구'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출발과 함께 급성장했다. 2010년 당시 스마트폰 확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불면서 소셜커머스 역시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해 활성화할 수 있었다.

소셜커머스 업체 수는 1년 만에 500여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쿠팡·티켓몬스터·위메이크프라이스·그루폰코리아 등 자본을 앞세운 대형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면서 중소 업체들은 대부분 정리가 된 상황이다.

문제는 상위 업체들의 과당 경쟁이다. 태동기에 있는 시장에서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들 업체는 너나 할 것 없이 마케팅 비용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다.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가 1조원 대에 육박하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은 출혈을 감수하고 진행했던 마케팅 상품이다. 아직까지 상위 4개 업체는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NS를 통한 입소문이 가장 핵심임에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SNS를 적극 활용하지 않고 있다. 각 업체들 모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상품의 홍보수단으로 이용할 뿐이다.

시장조사기관 메트릭스 코퍼레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A사는 주로 포털 검색을 통해 이용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자층이 고정적인 기존 쇼핑몰의 경우 메일링이나 커뮤니티를 통한 유입이 상당 부분 차지했다. 그러나 고정 이용자층이 상대적으로 얕은 소셜커머스 A사의 경우 카페·클럽, 미니홈피 등 SNS를 통한 구매 발생 비중은 여타 오픈마켓 사이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 등 외형 성장을 우선시해 SNS 대신 대형 포털 광고와 TV 광고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배우 이나영과 김현중, 김태희와 가수 비를 TV 광고 모델로 계약했고 온라인 노출형 광고비로 삼성전자보다 많은 176억 원을 집행했다. 티켓몬스터 또한 TV 광고 모델로 배우 공유를 내세웠다. 위메프와 그루폰 역시 TV 광고를 집행했다. 소셜커머스 광고물량으로 인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지난해 배너 광고 수익이 증가했을 정도다.

◆ '소셜커머스' 의미 재정립돼야

소셜커머스 업계 스스로도 국내에서 SNS를 통한 마케팅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문자를 보내고 카카오톡을 하듯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SNS를 통한 활성화가 이뤄졌지만 국내 SNS 환경은 미국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건너온 소셜커머스 모델을 그대로 국내 환경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SNS를 통한 마케팅은 효과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소셜커머스'라는 용어가 재정립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소셜커머스를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 팔 때, 소셜미디어 또는 온라인미디어 등 SNS 매체를 이용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이라고 정의한다.

소셜커머스가 기존 공동구매와 다른 점은 구매자 스스로 인원을 채우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입소문'을 낸다는 것이다. SNS를 통한 '입소문' 구조가 가장 큰 핵심이기 때문에 '소셜커머스'라고 명명됐다.

소셜커머스에도 플래시 세일 등 여러 형태가 있지만 국내 소셜커머스는 '그룹바이(Group-Buy)', 즉 '반값 할인 공동구매'로 운영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도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셜'이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역의 중소 규모 서비스 업체를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로컬커머스'가 적합한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는 "SNS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소셜커머스가 존재하고 있지만 국내 소셜커머스는 SNS 활용과는 거리가 멀다"며 "사업자 측면에서 자신의 상품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 내 치열한 경쟁에 따른 상품 가격 인하의 압박으로 현재보다 낮은 비용으로 운영되는 사업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 모델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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