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10원 경매'의 숨겨진 진실은?


업계 자정노력·소비자들의 공정한 거래 필요

[김영리기자] #1. 직장인 박모(30)씨는 최근 10원 경매 사이트에서 아이팟 터치 4세대 32G 제품을 3만3천11원에 낙찰 받았다. 시중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한 박씨는 10원 경매의 마니아가 됐다.

#2. 대학생 김모(23)씨는 모니터를 구매하기 위해 10원 경매에 참여했다가 입찰가 9만원을 날렸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하려다 돈을 날린 김씨는 10원 경매는 '사기'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쇼핑 방식인 '페니 옥션(penny auction)'은 보통 10원에서 100원씩 소액으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경매를 진행해 입찰 받는 방식의 쇼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0원 경매'로 알려져있다.

국내에는 2~3년 전부터 입찰에 참여하다가 낙찰을 받지 못하더라도 정상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바로구매'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입찰자는 손해를 보지않을 수 있는 한국판 '페니옥션'들이 생기면서 새로운 형태의 IT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 받았다.

10만원대 화장품을 1만원에 구입하거나 50만원대 TV를 1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낙찰 받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그러나 10원 경매 사이트가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입찰권 환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10원 경매 사이트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일부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사기 위해 담합을 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해 업체와 다른 입찰자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인터넷 경매 서비스는 충분하고 안정적인 자본 없이는 결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업체들은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기 있는 고가 상품을 꾸준히 경매 리스트에 올려야 하고, 트렌드에 맞춰 인기상품도 수시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오픈마켓이나 정찰의 쇼핑몰과는 달리 경매 낙찰가에 따라 손해를 볼 가능성도 매우 높다.

실제 일부 10원 경매 사이트는 회원들끼리 카페나 동호회 형태로 담합을 해 낮은 가격에 낙찰을 본 사례도 있었다.

업체 측으로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 입찰 방식을 엄격히 하고, 낙찰에 성공하지 못한 참여자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이런 업체들은 최근 법적 처벌과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대부분 영업을 중지한 상태다.

10원 경매 업계 관계자들은 "초기 건전하고 깨끗한 운영을 해왔던 업체들과 달리 우후죽순 등장한 사이트들이 시장 전체를 흙탕물로 만들어 놨다"며 "10원 경매 자체는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 만큼 시장을 정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불법적인 거래를 시행한 업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법적 조치를 취하고, 담합·허위 사실 유포 등을 통해 경매를 조작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며 개선의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2만 건이 넘는 경매를 운영해 온 10원 경매사이트 '옥션파이브'(www.auctionfive.co.kr)는 최근 업계 처음으로 법무법인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카페 등을 통해 담합을 꾀하거나 사이트를 비난하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소비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서다.

옥션 파이브 관계자는 "이러한 담합 행위는 타 경매 참가자들의 공정한 경매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며 "공정한 경매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클린존이라는 자체 정화 시스템을 구축, 회원들과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10원 경매 사이트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소비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선 업계의 자정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며 "소비자들 역시 10원 경매를 '대박'을 노리는 투기의 대상으로 보기 보다는 건전한 놀이를 통해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의 쇼핑몰의 개념으로 접근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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