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없이 회원가입은 하지만…댓글은?


개인정보보호법 이달 말 시행…본인확인제 걸림돌

[김영리기자] 이달 말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주민등록번호 입력 없이 인터넷 사이트 가입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는 인터넷실명제 즉, 제한적본인확인제로 인해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의 주요 내용은 모든 공공기관이나 하루 평균 방문자 수 1만명 이상의 인터넷 사이트, 5만 명 이상인 포털 사이트들은 주민번호 이외의 회원 가입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의 핵심은 최근 일련의 해킹 사건으로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유출사례가 지속되면서 아예 원천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하지 못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법 시행으로 인해 인터넷 기업들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 관행에 어느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에는 '고객의 동의를 받으면 수집이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을 달고 있어 법령이 시행돼도 예전과 같이 회원들의 주민번호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 등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반쪽짜리' 대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 주민등록번호 수집 원천적 금지…동의 받으면 수집 가능?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은 이달 30일 공포·시행된다. 해당 사이트의 개인정보 처리자는 주민등록번호 이외의 회원 가입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또 개인정보 처리 투명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정보항목, 파기사항, 안전성 확보 보호 조치 등을 담은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정해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법령이 시행돼도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다. '정보주체(이용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 수집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용자가 최소한의 정보 외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면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사례로 '제3자에게 개인 정보를 제공'을 동의하지 않아도 해당 사이트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이트에선 회원 가입을 할 수 없거나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는 등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인터넷 실명제 폐지 '지지부진'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제대로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인터넷 실명제가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 즉 제한적본인확인제는 국가기관이나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만명 이상의 사이트에서 댓글을 남기려면 주민등록번호 등을 통해 본인 확인 조치를 해야 하는 제도다.

현재 표현의 자유 등의 이유로 제한적본인확인제는 헌법소원에 제기된 상태지만 2년 가까이 계류 중이다.

네이버·다음·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들은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식별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댓글이나 게시물 작성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이용자들은 주민번호를 인터넷 사이트나 제3의 인증기관에 제공해야 한다.

시민단체나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해킹사태로 인한 개인정보유출의 근본적 원인은 주민등록번호 확인을 의무화 하는 인터넷 실명제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인터넷 실명제가 주민등록번호의 보관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주민등록번호 실명확인을 허용하는 한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명의 도용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소영 부산대 교수 역시 "본인확인에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는 것은 본인확인의 의미가 아니라 실명확인에 그치는 방법으로서 입법 의도의 실효성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이를 차치하고 개인정보를 정부차원에서 그들의 기준으로 요구하는 것은 개개인의 정보 수집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기본적으로 구한 것인가를 두고 실질적인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고 본다"며 인터넷 실명제 폐지를 주장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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