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들, 블로그 정책 놓고 '딜레머'


파워블로거 제도 '폐지'까지도 고민…자율규제 강화로 '가닥' 잡을 듯

[김영리기자] 일명 '베비로즈 사태'로 포털의 책임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다음 등이 블로그 운영 정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은 블로그 운영 정책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일부 파워블로거들의 상행위와 광고성 게시물로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서비스 운영회사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NHN 한종호 CR 담당 이사는 "파워블로거 선정 제도에 대해 역기능과 순기능이 있다"며 "현재 내부에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인데 파워블로거 선정제도를 유지하면서 개선할 것이냐 아니면 아예 폐지할 것이냐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정지은 기업커뮤니케이션 팀장 역시 "블로그는 개인 공간이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 베비로즈 사태와 같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수방관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 공정위 심사지침 현실적용 어려워...자율규제 방향으로

네이버의 경우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블로그 공간에서 상업적 활동이 나타나자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광고를 한다거나 불법적인 상품 내용을 홍보하는 게시물의 경우 조치를 취한바 있다. 이 과정에서 상업적인 활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제재 수위가 높아졌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블로거들 사이에선 정당한 상업적 활동까지 막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있었고 블로거들도 땀과 노력으로 만든 콘텐츠를 통해 정당한 대가를 취할 권리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됨에 따라 이용자 간 상업 활동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HN 최소영 이사는 네이버 다이어리를 통해 "영향력이 큰 파워블로거를 통한 공동구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적지 않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블로그 정책 중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범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정부에서도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 파워블로거나 인터넷 동호회, 각종 커뮤니티 운영자들이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받고 추천글 등을 게재할 경우에는 상업적 표시 광고라는 사실을 반드시 알리도록 심사지침을 제정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기만적 표시·광고 행위로 간주돼 광고주가 제재를 받게된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사실상 현실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인터넷 상의 모든 블로그들을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적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에만 약 2천750만 개의 블로그가 개설돼있고 다음 역시 2천여만 개의 블로그가 있다. 기타 블로그나 커뮤니티까지 합치면 모니터링 인력을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번 심사지침은 '공공장소에서 금연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며 "자율 심사와 블로거 스스로의 자정 노력에 맡긴다는 측면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로고스피어(블로거들 세계) 내외부에서도 블로거의 상업적 활동에 대한 자율적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계기로 더 성숙한 블로그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국내 최대 블로그 네트워크인 'TNM(티엔엠미디어)'은 이미 2009년 초부터 파트너 블로거들에게 리뷰 관련 포스팅을 할 때 이해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명확히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파워블로거인 명승은 TNM 대표는 "포털이 무조건 적으로 잘못했다고 책임론을 묻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사실 포털의 시스템이 악용된 사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순수하게 블로거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작성하던 블로그가 어느덧 많은 사랑을 받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파워블로거'가 된 만큼 블로거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블로그 문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블로거 자정 노력과 함께 포털들은 그러한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27일에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를 통해 포털업계와 공정위 관계자들이 모여 블로깅 윤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업계는 이 자리에서 향후 대책 등을 의논할 예정이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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