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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IT 3대 키워드] IT코리아, 중국시장을 경영한다

 

"임오(壬午)년 해는 중국에서 뜬다."

2001년 12월 31일 신사(辛巳)년 마지막 밤. 중국 심천에 있는 베이 호텔 1층 바(Bar). 텔슨전자 유길수 부사장은 출장중인 임직원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회사의 운명이 중국 사업에 달렸다'는 말을 돌려 표현한 것이다.

중국이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2002년은 각별히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의 노력들이 점차 열매를 맺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신사(辛巳)년 한 해 중국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였다. CDMA 도입에서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와 WTO 가입까지…. 2001년은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에 한국은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도 중국 진출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손길승 SK 회장 등 총수가 직접 중국에 장기 체류하며, 현지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각 그룹마다 새로운 중국 전략을 잇따라 발표했다.

IT 분야 중소중견 기업도 개별적으로 약진했다. 중국만이 살길인 것처럼 보였고, 중국을 논하지 않은 기업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였다.

중국 화두는 임오(壬午)년 새 해에 더 부각될 전망이다. 각 기업에 2001년이 중국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해였다면, 2002년부터는 이를 구체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002년은 한중(韓中) 수교 10주년이어서 의미가 더 새롭다. 국내 시장이 포화된 IT 업계에는 특히 중국 시장이 최대 화두이다.

중국 IT 시장은 기회의 땅

중국 IT 시장은 두 말 할 것 없이 기회의 땅이다.

우선 중국은 인류의 5분의 1(13억명)이 몰려 있는 큰 시장이다. 성장 속도 또한 가파르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이미 미국을 앞질러 최대 시장이 됐다. 특히 세계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유독 중국만 '독야청청'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반도체를 제외한 IT 제품의 중국 내 생산액은 255억달러로 미국(885억 달러), 일본(455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30% 가량이 IT분야에 몰려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정부가 수립한 정보산업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이 계획이 마무리되는 2005년에 고정 전화 사용자 수가 2억4천만∼2억8천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 사용자수의 20%로, 세계 1위 전화 보유국이 된다.

이동통신 분야의 발전은 더 눈부실 전망이다. 2005년에 사용자 수가 2억6천만∼2억9천만명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의 25%를 차지하게 된다. 양적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보급률도 지난해 6.7%에서 21%로 크게 상승하게 된다.

또 인터넷 사용자수는 2억 가구, 유선 TV 시청 가구수는 1억5천만 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한 마디로 엄청난 투자가 기다리고 있는 기회의 땅이다.

중국에서 주목되는 한국 IT 기업

한국 IT 기업의 중국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IT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진출이 눈부시다.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중국 GSM 휴대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차이나유니콤에 1천억원 규모의 CDMA 기지국도 공급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 커지엔과 공동으로 중국에 CDMA 휴대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중국에서 반도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산둥성(山東省)의 한 대로를 '산싱루(三星路)'로 명명하는 쾌거를 올렸다.

LG전자도 중국 랑차오와 휴대폰 합작법인을 만들고 중국에서 휴대폰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팬택, 어필텔레콤, 와이드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등 중견 휴대폰 업체들도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KTF도 중국 CEC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ADSL 등 유선통신 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통신이 ADSL 장비 업체와 중국 진출을 성사시켰으며 다산인터네트는 중국 심천의 화륜그룹 20억원 규모의 VDSL 장비를 공급했다.

또 어울림정보기술, 시큐어소프트, 소프트포럼 등 보안업체들도 중국 보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거나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밖에도 코스닥 등록 기업의 중국 투자건수가 2001년 한 해에만 38건에 달했으며 포스데이타 같은 SI기업은 12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진출에서 중국 경영으로

거의 모든 IT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려 하지만 이중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극히 적을 것이라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일시적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제품을 공급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기업 및 급성장하는 중국 기업과 맞서 싸울 만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 쫓기듯 중국으로 몰려간 기업의 경우 단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개별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사업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작성하고 철저하게 현지화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을 이해하는 중국인과 중국을 이해하는 한국인 전문가 육성이 시급한 형편이다.

또 정부의 효과적인 지원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기업의 경우 중국의 정보가 부족하다는 게 사업 추진의 최대 애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한중 정부간 정보 교류가 지금보다 더 폭넓게 강화돼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요구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