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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중소기업 아이디어 가로채지 않겠다"


협력사 동반성장 위한 3불정책 선언…아이디어 보상 제도도 마련

"그동안 KT가 중소 협력사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협력사들이 '마음으로부터 협력'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했다."

KT가 중기 협력사들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동반성장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12일 광화문 본사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기 협력사 동반성장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서는 특히 중소기업이 내 놓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신뢰를 강화하는 한편, 설령 채택하지 않은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일정부문을 보상함으로써 중소기업 경영환경을 보다 개선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석채 회장은 "KT가 그간 노력해 왔던 성과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가지고 있는 불신과 의존도는 아직도 적지 않다"면서 "동반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KT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들을 보호하면서 함께 노력해야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T는 협력사의 개발 아이디어 제안 사항이 불명확한 사유로 채택되지 않거나 검토 기간이 길어졌을 때 경쟁 기업 등에 아이디어를 뺏길까 우려하는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중소 협력사가 KT와 함께 사업을 진행할 때는 상호 협력 관계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비밀유지계약(NDA, Non-Disclosure Agreement)을 맺어 제안 사항이 타 업체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만약 KT 내부에서 NDA를 위반해 아이디어 제안 사항이 유출될 경우에는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이석채 회장은 "NDA를 맺는다 한들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는 지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확인할 방법도 없고 그저 불안해 하기만 했다"면서 "이제 KT가 적극적으로 방어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채택 안된 아이디어도 일정부문 보상

이 날 KT는 특히 '아이디어 보상 구매 제도' 신설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중소기업이 KT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나 사업모델 등 아이디어 제공시 이를 적절히 보상한다는 것이다.

이석채 회장은 "KT가 구매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오히려 KT가 채택하지 않은 기술"이라고 스스로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은 KT와 함께 사업하기 위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인력과 자본, 노력을 투입하는데, 만약에 KT가 이를 채택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생존이 흔들릴 정도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KT는 이에 대한 일정한 보상을 함으로써 설령 실패한(KT가 채택하지 않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이 개발경험 자체가 그 기업의 자산이 되도록 돕겠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역량을 배양해 궁극적으로는 KT의 자산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KT는 '아이디어 제안 사이트(ktidea.kt.com)'를 개편해 접수 창구를 일원화하고 사전 등록을 의무화하는 한편 제안 사항 검토 및 채택을 2개월 이내 완료하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과거 사업부서별 제안 검토로 인해 6개월 이상 걸리던 검토 기간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그리고 채택된 제안은 사업개발/연구개발/장비도입 등 각 분야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후속 프로세스를 적용해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보다 능동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다.

또한 제3자 검증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아이디어의 가치를 확인함으로써 기존의 이해 관계로부터 영향받는 것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개발 필요 없이 상용화가 가능한 경우는 제안 협력사에 최대 50%까지 구매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별도의 제품 개발이 필요한 경우는 개발 성공시 일정 기간동안 구매를 보장하게 된다.

또한 아이디어와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IT 핵심 솔루션 분야에 55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하고 모바일 앱/콘텐츠 분야에는 기존 450억원 규모의 펀드를 활용해, 우수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개발비용을 선 지원하고 향후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수요예보제 등 포함한 3불정책 발표

한편 KT가 이날 발표한 아이디어 보존 계획 등을 포함한 3不(불)’ 정책은 ▲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고, ▲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으며, ▲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은 과거에 협력사가 KT의 구매 수요를 예측할 수 없어 생산/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상용화가 되지 않아 자원 낭비를 초래했던 일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수요 예보제를 신설하고 개발 협력 제도를 개선해 개발 협력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수요 예보제는 시장 및 기술 트렌드와 단기/중기 사업 전망에 따른 구매 수요를 미리 공개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내년초에는 2011년 물량 수요 예보를 시행할 예정이며 사업부서의 단기/중기 사업 전망도 함께 제공하게 된다. 올해는 7월말에 1차 자료 제공 후 변동 사항을 협력사와 수시로 공유할 계획이다.

개발 협력 제도 개선의 주요 사항은 KT의 개발 계획을 사전에 공개하고, 개발 협력시에는 KT에 신고토록 하여 지속 관리하되 사업화되지 않을 경우에도 자원 투입에 대한 적정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협력사의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생산/재고 관리가 탄력적으로 이뤄지는 등 개발 단계 자원 낭비 문제도 해소될 전망이다.

또한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후방에 진출해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잠식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뜻이다.

과거 한정된 사업영역 안에서 대기업 중소기업간에 제로섬(Zero Sum)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오픈 에코시스템(Open Ecosystem)을 기반으로 중소기업과 상호영역을 키워가는 포지티브섬(Positive Sum)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즉, 중소기업에게 KT 자산을 제공하고 개방형 플랫폼 기반 협력을 확대해 중소 기업 고유 영역을 보존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석채 회장은 "컨버전스 시대에 KT와 같이 '통신산업'에만 역량이 집중돼 있는 회사는 다양한 산업에 경험과 기술을 갖춘 협력사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협력사의 역량을 배양하고, 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꿀어내는 것은 궁극적으로 KT의 역량 확대에도 도움이 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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