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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이 먼저" vs "자생력 갖춰야"…재정차관의 머쓱한 시장나들이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송화시장. 설 성수품 준비에 분주한 시민들 사이에 기획재정부 배국환 2차관이 슬쩍 끼어든다. 설을 앞두고 재래시장의 사정과 장바구니 물가를 살피러 나선 길이다.

시장을 찾은 배 차관은 우선 상인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상인들은 대뜸 "재래시장을 살려달라"고 했다. 시장 근처엔 곧 대형 마켓이 들어설 예정이다. 상인 대표는 "이렇게 되면 젊은 상인들이 주축이 돼 무료 배송을 하고, 지역사회에 봉사 해가면서 만든 단골손님을 한 순간에 빼앗길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미 크고 작은 소매점이 밀집한 이 지역에 대형 슈퍼까지 생기면 다같이 죽는다"며 "슈퍼마켓 설립 허가 기준을 강화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배 차관은 재래시장의 어려운 사정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면서도 "해외 유명 재래시장들처럼 우리 시장도 스스로 품목과 서비스를 특화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 뛰라는 주문이다. 상인 대표가 이내 말을 받아쳤다. "프랑스와 독일에선 정부가 도매상인 지원을 위해 재래시장을 적극적으로 배려하던걸요?" 재래시장의 살 길을 두고 두 사람은 결론을 내지 못한채 머쓱하게 헤어졌다.

상인회를 나선 배 차관은 설을 앞두고 명절 준비에 나선 주부들 사이에서 황태며 배, 사과를 집어들고 가격을 물었다. 시민들은 껑충 뛴 물가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지만, 과일 값을 흥정하며 "덤 하나 더"를 조르는 목소리엔 그래도 정(情)이 묻어났다.

/강수연기자 redato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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