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美 디지털TV 전환 정책, 경기한파 '직격탄'


컨버터 구입 희망고객 폭증…단말기 특수 '실종'

느닷없이 불어닥친 불황한파로 미국 정부의 전면 디지털 방송 도입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해 12월 디지털 방송 시청을 위한 TV 컨버터 신청 건수가 720만건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를 인용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상무부가 당초 예상한 430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1월 들어 정부에 컨버터 구입용 쿠폰을 신청한 소비자들은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5일 오후 현재 쿠폰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사람이 10만3천명에 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지난 해 9월 이후 컨버터 구입 희망자 급증

미국은 오는 2월17일부터 기존 아날로그 TV 신호를 디지털 방식으로 완전 전환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청자들은 전환 시점 이전에 디지털TV 수상기를 구입하거나 아날로그TV로도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TV 컨버터 박스를 구입해야만 한다.

미국 정부는 TV 컨버터 박스 구입을 희망하는 고객들에 한 해 가구당 40달러 쿠폰 2장을 보조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TV 컨버터 가격이 40~80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디지털 전환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하반기부터 사상 유례 없는 불황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디지털 TV 수상기를 구입하는 대신 값싼 컨버터 설치 쪽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

컨버터 보조금 예산으로 13억4천만달러를 확보하고 느긋하게 지원 작업을 진행해 왔던 미국 정부는 연말들어 쿠폰 신청 건수가 늘어나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TV를 보유하고 있는 1억2천500만 가구 중 2천만 가구가 무료 지상파 방송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2월17일 이전에 디지털 컨버터를 구입해야 한다.

케이블이나 위성TV 가입자들은 이미 디지털 방송을 즐기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상기로 디지털 방송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중 1천500만 가구 가량이 아날로그 지상파 TV 수상기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쿠폰 구입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체 가구 중 7% 가량이 아직 디지털 전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새로운 TV 수상기를 구입 ▲유료 TV 서비스 가입 ▲컨버터 박스 구입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2월17일 이후에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디지털 TV단말기 특수도 '실종'

닐슨에 따르면 지난 해 8월부터 11월 사이에 컨버터 박스 구입이 50% 가까이 늘어났다. 경제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액정표시장치(LCD) TV 특수를 점쳤던 전문가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실제로 경기 한파가 디지털 전환을 앞둔 미국 소비자들을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이 지난 해 11월 실시한 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38.3%의 소비자들이 컨버터 박스 구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불과 3개월 전인 8월 당시 컨버터 구입 희망 고객들이 25%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실제로 디스플레이서치는 미국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TV 판매 증가분이 2%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해 초 10%를 점쳤던 것에 비해선 상당히 보수적으로 바뀐 것이다.

또 2009년 미국 TV 시장 규모 역시 880억달러로 지난 해에 비해 18%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털 전환에 맞춰 대대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던 케이블과 위성 사업자들 역시 유탄을 맞았다. 주머니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케이블 가입 보다는 컨버터 구입 쪽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티브 버크 콤캐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해 10월29일 인터뷰에서 "새 고객들을 유인할 좋은 기회다"고 밝혔다. 당시 콤캐스트는 1년 무료 서비스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한파가 몰아치면서 케이블 사업자들의 유지 전략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콤캐스트 측이 최근의 판매 상황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고 전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美 디지털TV 전환 정책, 경기한파 '직격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