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거 상가가 왜 이리 조용하냐.
이거.. 전부 장사꾼들만 있지 손님이 하나도 없네요. 큰일이다. 전화도 뜸하고..
야이 개새꺄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너도 양심이 있으면 이삼백이든 사오백이든 입금해야 되는 거 아니야? 죄송합니다. 요새 밥값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놈 요새 장사를 하긴 하는거야? 전화도 안받고..
천몇백인가 이천인가.. 어떤 놈한테 받으러 다닌다고 늦게 나오던데요..
으이구~ 씨발 하나같이..
잘 나가던 거래처는 물론이고 거래처란 거래처가 하나같이 속을 썩인다.
신문의 어떤 놈이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장기불황에 빠지는 건가.
하루가 끝난다. 이랬든, 저랬든 오늘 하루 땡~! 술꾼은 한 잔 하러 가야지.
♬쨔라란~ 쨔라라라라라라~~~~ 쨘~~~~~~~~~~~~ (토카타 & 후가 -_-;; )
여보세요.
여보~~~~ㅇ( 동녀의 혓바닥은 이미 꼬였다 ) 오늘, 나랑 한잔하면 안돼? (註 : 물론, 한달에 두세번 아내 동녀와 외식겸 한잔씩은 하고 있다. 우와~ 착한 남편 ^^; )
그순간.
이미 혓바닥이 꼬인 동녀의.. 술한잔 하자는 소리를 듣는..
그 순간.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씨팔놈의 마누라가.. 남편은 죽자사자 일하느라 피가 마르는 하루를 보내는데 오후부터 나가서 술이나 처먹고.. 그래. 가서 보자.
택시를 잡아타고 '일원동 갑시다! '택시를 타고 가는 중에도 뭔지 모를 분노와 화가 치밀었다. 그건 꼭.. 동녀에 대한 화만은 아니었다.
일원동 먹자골목 앞에서 내렸다. 그 자리에 있다고 했던 동녀가 없다. 전화를 한다. 어느 술집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멀리서 어적어적 기어오는 동녀가 보인다.
비틀비틀.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다. 이런 ^&@#$$$$$$#^ㄲㅆ^%@#$%& .
그.
바로 그 때.
그 순간.
다가오는 동녀를.. 술이 취해 눈이 풀어지고 비틀비틀 다가오는 내 마누라 동녀를 봤다. 그 예쁘고 단순명랑하고 순진무구하던 그 여자는 어디가고 조금은 늙고..
피곤하고 취하고 서글픈듯한 어떤 중년 여인이 비틀비틀 걸어오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울컥~ 하는 가슴의 느낌이 요동친다. 누구는 짠~~ 하다고 하던가?
(떨렁 불알 두 쪽인 놈에게 덜컥~ 임신해서 시집온 여자. 철없는 남편.. 젊은 나이에 사업한다고 설치다가 홀랑 말아먹고..
경기도 시흥군.. 내손면 포일리 331번지 물도 안나오는 18평 연립주택에서 어린 두 딸 끌어안고 한없이 울던 여자..
애새끼들 대학 보내야 된다고.. 5-6년간 새벽 밥해야 된다고 저녁 8시면 자빠져 자던 그 여자..
다 키워 대학졸업시켜 놓으니 공부한다고 중국으로 떠난 새끼들에게 밤마다 전화하는 여자. 365일 술 처먹고 들어오는 남편같지 않은 놈에게 그래도 서방이라고 술안주 준비해 놓는..그여자)
그 여자가 저 앞에 비틀비틀 외로운듯.. 쓸쓸한 듯.. 걸어오다가
나를 보더니 힘없이 씨익~ 웃는다. 택시 안에서의 그 분노는 다.. 어디가고..
알 수 없는 연민과 안쓰러움. 정리되지 않는.. 서글픔.
아.. 씨팔. 동녀가.. 술을 많이 먹지 않았다면..
밤새도록 함께 소주를 퍼 마셨겠지만,
그날은 그냥 조용히 동녀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그날 저녁은 몇년만에.. 처음으로 술 한잔 입에 대지 않고 담배만 뻑뻑 피다가 자빠져 잤다.
/술꾼동파(피플475(http://wwww.people4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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