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쌀직불금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10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지만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수렁에 빠지면서 급기야 '국정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을 비롯, 행정안전부 등 해당 기관이 쌀직불금 파문의 핵심인 '불법 수령 의혹자 명단' 제출을 미루고 있어 이날 국정조사는 진행조차 하지 못했다.
국조 특위 소속 민주당측 간사인 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여야 합의 하에서 (기관은)명단을 제출하기로 했지만 오늘까지 각 기관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국조특위가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해당기관들을 질타했다.
3당(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간사단에 따르면 감사원의 경우 명단을 재작성 중이지만 건강보험공단의 원활한 협조가 안돼 불법 수령 의혹자 명단을 작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불법 수령 의혹자 실태를 조사 중이지만 결과가 11월 말경 나온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이 어렵다는 답변을 각각 특위에 전달했다.
또 행안부는 현재 읍·면·동 실경작확인심사위원회가 11월 28일 심사를 완료하고 기관별 부당 수령자 명단을 확정, 내달 3일 행안부에 통보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내달 초순 이후에나 제출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부 명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건강보험공단은 '공단으로서는 불법 수령 의혹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진당측 간사인 김창수 의원은 "국조가 감사원과 행안부 등 관계기관의 비협조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과연 정부가 국조에 협력하려는 의지와 성의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국조를 무력화시키려고 방해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국조특위 여야 간사단은 이날 해당 기관의 명단 미제출과 관련해 11일까지 관련 기관들의 자료 미제출에 대한 서면 답변서를 제출받고, 오는 12일 차관 등을 출석시켜 이 문제를 따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야간 입장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야당은 해당기관들이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 이상, 국정조사는 무의미하다며 국조 중단까지 언급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감사원 은폐 의혹이라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자료가 없으니 조사를 할 수도 없고, 더 이상 국조를 진행할 수가 없다"며 "오는 수요일 차관 등을 출석시켜 답변을 들은 뒤 (국조 진행)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측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국조 중단 언급에 대해 "자료는 지금 당장 받기는 힘들지만 추후라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은폐 등은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3당 간사단은 오는 20∼25일로 예정된 '문서검증 및 현장조사' 활동을 위해 3개반을 구성, 1·2반은 6명, 3반은 5명으로 나눠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전문가들의 예비조사활동은 교섭단체별로 4명(한), 3명(민), 1명(선진당)을 추천해 활동하되 조사결과는 특위에 보고키로 합의했다.
핵심 의제인 증인과 참고인 채택문제는 13일 오후에 재차 회동해서 논의한 뒤 18일 기관보고 전까지 증인 채택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하지만 증인과 참고인 채택에 대해 여야가 아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고 해당 기관들이 자료 제출에서 비협조적이어서 국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야당은 국조 기간 연기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국조가 장기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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