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국정조사 특위가 5일 청문회를 열고 지난 7월 14일부터 시작된 5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이른바 '노무현 정부 설거지론'과 '이명박 정부 캠프데이비드 선물론' 공방 등 기존 입장만을 반복하면서 지루한 공방을 계속했다.
당초 여야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여부를 증명하고 협상과정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대부분 의원들과 참고인들은 현 정부와 전 정부의 책임을 따지는데 급급했다.
또 이날 청문회는 류우익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 증인 4명과 참고인 12명 등 핵심인물들이 무더기로 불참해 알맹이 빠진 청문회로 전락했다.
이날 열린 쇠고기 국정조사 청문회는 기존 공방만을 반복하며 보고서 채택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국정조사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과 민주당 김동철 의원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 특위 의원들은 현·전 정부 관계자들의 불참에 유감을 표명하는 등 시작부터 공방을 벌였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쇠고기 문제가 참여정부 때 수차례 실기를 하면서 시간이 지나 쇠고기 협상을 함에 있어서 (지난 4월 협상 당시)협상의 폭이 좁아진 게 안타깝다"고 참여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같은당 홍정욱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객관적이고 균형 있게 봤어야 했는데 쇠고기 정국 당시 인터넷과 PD수첩 광우병 괴담 등 일방적인 주장에 쏠림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같은당 윤상현 의원은 "2007년 12월 17일 쇠고기 수입재개 관계부처장관회의를 보면 한미FTA비준 상황과 수입위생조건 재개정을 연관짓는 발언이 나왔다"며 참여정부 시절부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안전성'이 아닌 한미FTA 협상 카드였음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18일 청와대에서 가진 이명박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미 의회의 한미FTA 이행법률안과 쇠고기 문제에 고리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그러나 이 대통령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협상을 끌어갔다"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같은당 김동철 의원은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협상 시작 전부터 미국측 인사들로부터 '잘 될 것'이라는 말이 오갔다"며 한미정상회담 '선물론'을 추궁했다.
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을 지목해 "설거지론에 동의하는가, 아니면 선물론에 동의하는가"라고 몰아붙였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과거 참여정부에서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전문가 11명이 잡아놓은 방침을 이명박 정부가 들어오자마자 부시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통째로 던져버렸다"며 "쇠고기 협상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의 미 의회 비준을 위해 정치적으로 타결한 것이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PD수첩 방영 후 보건복지부장관 등과 끝장토론을 했지만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미친소로 확대되면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공포국가가 된 것 같았다"며 "이제 사실은 사실대로 국민들이 파악할 수 있는 단계가 온 것 같고 공영방송은 이를 공론화 해서 공영방송 답게 할 수 있는 미래로 갔으면 좋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증인과 주요 참고인들은 질문을 예상한 듯 전반적으로 침착하게 답변했지만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일부 의원들의 무리한 질문에 항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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