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지나면 7월이다. 인터넷전화(VoIP) 번호이동 시범서비스가 끝난 지 석 달이 넘었다. 애초 방송통신위원회는 번호이동 전국 상용화를 4월로 잡았다 6월로 연기했고, 얼마 전 또 6월 시행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방통위 관계자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제도를 더욱 꼼꼼히 따져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검토할 게 많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바깥의 시각은 다르다.
방통위 번호이동 회의에 꾸준히 참석해 온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직원들이 하루에 처리하는 일의 양은 정해져 있고,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은 다른 안건을 먼저 처리하기 위해 밀려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렴한 인터넷전화의 본격적인 서비스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일차적인 피해자다.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가입하고도 일반 유선전화를 해지하지 않고 있는 고객이 꽤 있다.
이들은 발신을 인터넷전화로 하되, 걸려오는 전화는 원래 번호로 받기 위해 유선전화를 그대로 두고 있다. 번호이동이 시행될 때까지 쓰지도 않는 유선전화 기본요금을 꼬박꼬박 내야 한다. 아직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번호이동이 된 뒤에 인터넷전화를 구입하려는 고객이 있을 것이다.
사업자들은 번호이동 6월말 시행에 맞춰 광고를 준비하고 영업을 해 왔다. 이미 제작을 끝내놓은 광고도 있다고 한다. 또, 고객을 대상으로 6월에 번호이동이 시행된다고 말하며 영업을 했다. 만약 고객이 6월에 번호이동 된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왜 안 되냐고 불만을 가진다면 사업자는 고스란히 불만을 떠안아야 한다.
더구나 사업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이행명령에 따라 돈을 들여 번호이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행명령은 2008년 6월까지 번호이동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시범서비스를 왜 1월 1일도 아니고 지난해 12월 27일 했는지 아는가. 바로 이행명령에 지난해 12월로 명시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사정이 있어서 제도 시행을 연기했다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사업자도, 고객도 준비를 할 수 있다. 제도 시행의 모호함은 결국 사업자와 고객에게 피해를 준다.
특히나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은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한 중요한 방편의 하나 아닌가. 행여 방통위가 일반전화(PSTN) 사업자들 때문에 인터넷전화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사라진 건 아닌가. 방통위는 더 늦기전에 명확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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