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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강국 우리가 이끈다]③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하늘과 우주에 미래를 건다"

중세시대 바다로 진출했던 국가가 세계를 제패했다면 21세기는 우주를 선점하는 국가가 세계 지배의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우주공간은 자원확보, 기상감시, 신산업창출 등 차세대 먹거리를 책임질 '신천지'에 비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안보, 환경적 측면에서 활용가치가 높은 우주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기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우리나라는 첫 우주인을 배출하고, 우리 발사기지에서 우리 손으로 위성을 쏘아올린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 비교적 빠르게 우주개발 기술을 축적해가고 있는 한국 우주개발의 중심, 그곳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있다. 올해 한국 우주개발의 역사를 다시 쓸 항공우주연구원의 중점사업을 소개해본다.

◆한국 첫 우주인 '날아오르다'

지난 2006년 선발된 이후 1년 반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 최초 우주인은 4월 8일 비행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 및 인수검사, 정밀신체검사 등 최종점검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4월 8일이면 고산씨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머물며 총 18가지의 우주과학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고씨가 우주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19일 지구로 귀환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하고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11번째로 우주과학실험을 한 국가가 된다.

한국우주인 배출사업은 본격적인 우주개발시대를 대비한 유인우주프로그램의 명실상부한 첫걸음을 뜻한다. 세계 각국간 경쟁이 치열한 유인우주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산업적 파급효과뿐 아니라 국가적 자긍심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인은 선정과정도 치열했지만 러시아 및 국내에서 수행했던 훈련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고산, 이소연씨는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러시아어 교육, 체력훈련, 생존적응 훈련, 우주적응 훈련 등 강도 높은 우주인훈련을 받았으며, 지난해 8월과 12월 일시 귀국해 과학임무훈련을 수행했다.

특히 한국 첫 우주인이 우주에서 수행할 실험과제는 향후 우주기술 개발에 유용한 자료로 축적될 전망이다. 그 중 '무중력 상태에서 제올라이트 합성과 결정성장, 금속-유기다공성 물질의 결정성장' 실험은 향후 산업적 응용가능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또 '우주 고층 대기 현상 관측 실험'도 과학적으로 의미있는 실험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실험은 10년 전 우주 고층 대기에서 발견된 극한대기현상인 번개를 촬영하는 것.

최기혁 항우연 우주인개발단장은 "이번 실험으로 세계최초로 극한대기현상을 우주공간에서 측정하게된다"며 "이 실험 결과는 유명 과학저널에도 실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도 미세중력상태에서의 우주인 얼굴 형상변화 연구를 비롯해 지구와 우주에서의 물의 현상, 회전운동 및 뉴턴법칙, 펜이 써지는 차이점, 표면장력 차이점, 식물성장 비교실험 등 교육실험도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될 실험이다.

물론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우주인사업이 단 한번의 이벤트성 사업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최기혁 단장은 "우주인사업으로 기대되는 성과가 천문학적 비용을 들인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우려를 상쇄하고 남는다"며 "이벤트성이 되지 않도록 과학임무를 제대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인우주기술 습득으로 인한 산업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 단장은 "무중력 사용사업의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산업화 정도에 따라 신소재를 이용한 특수반도체 제조, 제약 및 세포배양에의 응용 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위성,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쏜다

"발사까지 320일 남았다."

항공우주연구원 연구동에서는 붉은색의 카운트다운 글귀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만큼 위성의 자력발사는 항우연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손꼽힌다. 우주발사체의 성공적인 발사로 우리나라가 우주로의 자유로운 수송능력 확보기반을 마련하기 때문.

우리나라가 개발한 소형위성발사체(KSLV-1)는 12월말 과학기술위성2호를 지구저궤도(300×1500km)에 쏘아올릴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등에 이어 세계 9번째 위성자력발사국의 지위를 얻게 된다.

우주발사체 개발이 크게 시스템설계, 상세설계 및 제작, 시험평가 및 인증, 발사운용 단계로 나뉜다면 현재 KSLV-1은 시험평가 및 인증단계에 와있다.

발사체는 지상과는 다른 특수 비행환경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지상에서 충분한 검증작업이 필요하다.

항우연 우주발사체사업단 오범석 박사는 "우주발사체 사업은 대형 시스템 사업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부품마다 수많은 반복시험을 거쳐 일정대로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3년 1단형 과학로켓을 발사한 이후 15년만인 올해 KSLV-1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분야 위상은 한단계 도약하게 된다. 1단 엔진 등 기술은 약간 부족하지만 전체적인 발사체 측면에서는 자력발사 능력을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KSLV-1은 1단 액체엔진은 러시아와 공동개발로, 2단 고체 킥모터는 국내개발로 만든 뒤 조립한다.

오범석 박사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외국발사체에 의존했기 때문에 외국 사정에 따라 발사가 지연되거나 정찰위성의 경우 정보가 노출되는 등 문제가 있었다"며 "이제 우리가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주발사체 개발은 국력과 총체적인 과학기술력을 뜻해 국가위상과 신뢰도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KSLV-1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은 후속사업인 한국형발사체(실용위성 발사체) 개발 및 발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2017년까지 300톤급 한국형 발사체를 자력개발하고 달탐사선 개발에 착수, 2020년엔 달탐사위성 1호(궤도선)를 발사하고 2025년엔 달탐사위성 2호(착륙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발사기지인 나로 우주센터도 KSLV-1 발사를 위한 준비를 거의 마쳤다.

전라남도 고흥군 외나로도 총 150만평 부지에 건설된 나로우주센터는 추적레이더, 발사통제시설 등 주요 장비를 갖췄으며, 발사체 대신 항공기를 사용하는 모의비행시험도 7차례 거쳤다. 발사대 시스템과 자체검증시험 및 통합연계시스템 구축만이 남겨진 상태다.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TSA)에 따라 작년 5월 설계 및 제작에 들어간 발사대시스템은 올해 8월말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외나로도 우주센터는 주요시설로서 발사대 시스템, 발사 통제동, 위성시험동, 발사체 종합조립동, 고체 모터동, 광학장비동, 우주교육홍보관 등을 갖췄다.

올해 9월 나로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하는 국가가 된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우주개발에 필수적인 인프라 시설 구축으로 독자적인 우주개발이 가능하게 됐다"며 "외국 발사장을 빌리는데 드는 발사용역을 절감하고 국내 위성기술을 노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가안보력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주 센터장은 "전체적인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시설장비는 최첨단으로, 최소면적으로 최대효과를 내게 만들어졌다"며 "IT 기술을 이용, 발사관제실과 발사지휘소를 한 건물에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지역이 좁다보니 적도 근방에 발사해야하는 정지궤도 위성의 경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라고 덧붙였다.

향후 우주센터는 발사체 국산화 계획과 연계, 이와 관련된 실험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한편, 우주교육홍보관을 통해 우주과학교육 및 홍보활동을 적극 수행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KSLV-1에 실려 발사될 과학기술위성2호는 어떤 위성일까.

과학기술위성2호는 100kg급 지구저궤도 위성으로 지난 2003년 발사된 과학기술위성1호보다 향상된 성능과 소형화를 추구했다.

과기부 주도하에 항우연, KAIST, 광주과학기술원, 한국항공우산업 등이 참여, 지난 2002년 10월 개발을 시작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2006년 완성해 현재 발사를 기다리는 상태다.

첨단 소형위성 기술개발을 목표로 만들어진 과학기술위성2호에는 지구의 밝기온도를 측정하기위한 마이크로웨이브파 라디오미터와 정밀궤도측정을 위한 레이저반사경 등이 탑재된다.

주 탑재체인 마이크로웨이브파 라디오미터(DREAM)는 지구 대기중의 수분분포, 해양표면온도 등을 측정해 기상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

부탑재체인 레이저반사경(Laser Reflector Assembly)을 통해서는 과학기술위성2호의 위치를 측정함으로써 KSLV-1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위성의 정밀궤도 결정도 할 수 있다.

과학기술위성2호 총괄 책임자인 항우연 심은섭 우주응용센터장은 "100kg의 작은 위성이지만 우리 손으로 다 만들었다"며 "핵심기술시험의 선행연구 성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 89년 10월 10일 설립된 항공우주 전문연구기관이다. 기계연구원 부설기관으로 출발한 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96년 기계연으로부터 독립, 재단법인 항공우주연구소가 됐다. 99년 국무총리실 산하 공공기술연구회로 소속이 변경됐으며, 2001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개발은 크게 첨단 항공기 개발, 인공위성 개발, 우주발사체 개발로 나뉘며, 국가의 법적 위임을 받아 항공기 및 우주기기의 품질인증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임혜정기자 hea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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