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도입, '시내·외 통화권 구분'이 쟁점

인터넷전화 도입, '시내·외 통화권 구분'이 쟁점

내년부터 집에서 쓰는 전화번호를 그대로 둔 채 인터넷전화(VoIP)로 번호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정보통신부는 이 제도 도입을 위해 업계와 학계, 정부가 참여하는 전담반을 만들어 활동중이다.

5일 서울 을지로 은행연합회에서 개최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는 통화권의 광역화와 현행 시내전화 체계를 그대로 따르자는 양론이 팽팽히 맞섰다.

발제를 맡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장범진 연구위원은 "요금 및 번호체계에 대한 이용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번호이동 된 인터넷전화 번호는 통화권 내 사용을 원칙으로 하자는 대안(대안1)과 인터넷전화의 이동성을 살리고 이용자 편리성을 살리기 위해선 번호이동 된 인터넷 전화의 지역이동을 전면 허용하는 방안(대안2)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시내전화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들과 별정통신사업자들, 시민단체 등 패널토론자들의 생각은 모두 제 각각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인터넷전화의 번호이동 후 '통화권'을 둘러싼 열띤 논쟁을 예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란 시내전화 이용자가 인터넷 전화로 서비스를 변경하더라도 기존 시내번호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또는 인터넷 전화 이용자가 인터넷 전화 사업자를 변경하거나 시내전화로 서비스를 변경하더라도 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시내·외 통화권 구분이 쟁점

장범진 연구위원은 시내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 시내전화에서 시내전화로, 인터넷전화에서 시내전화로 번호이동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며 시내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 번호이동한 뒤 인터넷전화에서 다시 시내전화로 재이동하는 것도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인터넷전화(070 식별번호)에서 시내전화로 번호이동할 때 시내전화의 요금인상 효과가 생기는 문제를 감안해 이는 중장기적으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입비용의 최소화, 조기시행이 가능한 비지능망방식(RCF)을 적용하되, 중장기적으로 지능망방식(QoR, ACQ)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요금부과기준과 관련, 기존 시내전화에서 인터넷전화(070) 착신은 서비스 기준으로 시내나 시외 구분없이 단일 요금을 부과하지만 시내전화에서 번호이동한 인터넷전화의 착신은 번호를 기준으로 시내 혹은 시외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번호이동 후 통화권 문제와 연관할 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번호이동 된 인터넷전화를 통화권 내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경우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경우 해당지역에서 그 지역번호로 변경해야 한다. 이는 번호와 지역이 일치해 현행 번호체계에 대한 이용자 혼란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두번째 대안은 번호이동한 인터넷전화의 지역제한을 없애는 경우. 이 경우는 전국 어디서나 번호이동 후 같은 전화번호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같은 통화권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기존 시내전화로 전화 거는 이가 시외전화 요금을 내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테면 서울 살던 전화 가입자가 부산으로 이사하며 서울 전화번호(02-OOOO-XXXX)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같은 부산지역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걸더라도 시외전화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시내전화사업자는 1안에 찬성

이에 대해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마다 다른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전화 사업자는 대체로 1안에 모두 찬성의 의견을 표시했다.

박명흠 무한넷코리아 사장은 "지금까지 인터넷전화 사업의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별정통신 사업자들의 현실을 감안해 번호이동 제도 도입시기를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링크 서동진 상무는 "인터넷전화가 특히 시외통화 요금 등 요금경쟁력과 다수 사업자간 경쟁으로 인한 품질경쟁력 면에서 기존 시내전화에 절대 못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나로텔레콤 이상헌 상무는 "최소 10개 이상의 사업자의 망연동 테스트가 필요하고 서비스 안정화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역별로 단계적인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여한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위원은 1안에 찬성했고, 한국YMCA 김종남 간사는 "가급적 전면적, 가급적 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2안을 원칙적으로 찬성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