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상용화가 지상파 방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6일 국회 문광위 천영세 의원(민주노동)이 주최한 방통융합 토론회에서는 지상파방송의 공익성을 강조하는 제안들이 쏟아졌다.
전국언론노조 문효선 정책위원은 "확장되는 유료방송에서 소외되는 수용자를 배려하려면 무료보편이란 의미의 공공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지상파 다채널방송멀티모드서비스(MMS) 도입을 촉구했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김승수 교수는 "옛 것을 무조건 버리고 새 것에 무조건 투자하자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KBS 수신료 재원이 전체 예산의 6~7%에 불과한 상황에서 어떻게 공적인 기능을 담보할 수 있겠냐"며 지상파방송의 공적재원확보를 강조했다.
'방송'은 교육, 의료와 함께 사회 양극화 현상을 희석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방통융합, 미디어융합시대에도 '무료보편'이란 가치는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각론으로 들어가면 공감하기 어렵다.
'IPTV도입=지상파MMS 전제'라든지, 'IPTV와 케이블TV, 신문·뉴스통신사에 대한 규제완화 반대' 주장은 현실성이 없거나 '지상파 이기주의'로 오해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천400만 가구가 케이블TV라는 유료방송에 가입돼 있다. 유료방송 가입인구가 40~50% 사이인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과 다르다.
따라서 케이블TV의 지역독점으로 인한 소비자 선택권 제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IPTV가 도입돼야 한다. 지상파방송의 수신환경도 좋아져야 하지만 이를 전제로 IPTV를 도입하자는 건 적절치 않다.
유료방송이 급격하게 커질까 우려해 "IPTV와 케이블TV, 신문·뉴스통신사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문제다.
우리 사회에 자본의 속성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방송서비스가 있을까.
지상파 방송도 재원의 대부분을 '기업광고'로 채우고 있으며, 인터넷자회사를 이용해 콘텐츠 장사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한미FTA 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 미디어 그룹들은 케이블방송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PP에 전면투자할 수 있고, 외국프로그램 쿼터제한은 완화됐다.
저작권은 강화된 반면,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간접투자 제한이 풀려 IPTV 사업자가 기간통신사와 같은 위치를 가지면 미국 미디어그룹은 더욱 유리해질 것이다.
유료방송플랫폼과 콘텐츠에 외국자본의 입지가 강화된 만큼, 이제 국내 콘텐츠 산업 기반을 공고히 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국내 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일은 지상파방송 살리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묶여있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문제나 대기업 진입제한을 완화해 토종 자본도 뉴미디어 시장에 활발하게 들어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미디어 시장이 개방되는 속에서 문화정체성을 유지하고 국내 콘텐츠에 대한 제작기반을 튼튼히 하려면,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이 활성화되고 다원적인 매체간 경쟁구도가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에도 '무료보편'으로서의 방송의 공익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유료방송을 죽이기 위해 규제수준을 높이는 게 해결책은 아니다.
KBS와 EBS, MBC, SBS로 나눠져있는 지상파방송을 공영방송이라는 틀로 헤쳐모이게 하고, 공영방송에 한해 수신료를 인상하거나 국가가 재원을 지원하는 등 공적지원을 모색해야 한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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