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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시대 글로벌서비스]국내는 망넷중립성 확보 절실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이 올 해 들어서만 3분기까지 79개 웹2.0 기업에 4억5천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웹2.0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판도라TV, 디씨인사이드, 태터앤컴퍼니 등 관련 업체들이 투자받기는 했으나, 미국처럼 웹2.0을 산업의 기반자체를 바꿀 핵심 패러다임으로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웹2.0'의 실체는 '커뮤니케이션의 소통'. 이는 곧 디지털콘텐츠의 자유로운 유통을 의미하고, 이 자유로운 유통을 통해 기업들은 수익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요원하다.

지나치게 권리자 중심으로 짜여진 저작권법과 제조업체·통신회사 위주의 정보통신정책, 인터넷중립성(망중립성)에 대한 사고 부재, 정부주도의 경제성장시대에나 가능했던 정부개입의 논리 때문에 콘텐츠는 죽어가고 있다.

◆플랫폼서비스까지 파고든 웹2.0…국내에서는 벤처중심 '발화'기

구글은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운틴뷰에 총 380개의 와이파이(WiFi) 노드를 설치했다. 마운틴뷰 7만여명의 시민들은 구글의 무선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쓸 수 있다.

인터넷기업 구글이 직접 노드를 깐 것은 지역내 커뮤니티를 주도하기 위해서지만, 우리나라에도 지난 6월 무선랜 공유기업인 폰닷컴(www.fon.com)이 진출해 무료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폰닷컴의 모델은 전세계에 있는 무선랜(WiFi) 접속점(AP)을 한데 묶어 언제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것.

무선랜을 쓰는 사람 스스로 "내 것을 너와 나눌테니, 너도 나에게 할애해라"라고 마음먹기만 하면 된다. 공유가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다.

폰닷컴은 지난 2월 구글과 스카이프, 인덱스 벤처와 세콰이아 캐피탈 등 2개 벤처캐피털 회사로 부터 2천170만달러(한화 약 220억원)을 투자받았다.

폰닷컴 CEO인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는 "전세계에 와이파이(무선랜)이 널려있는데 폐쇄돼 있거나 비싸서 문제"라며 "내 무선랜을 내놓고 다른 사람도 쓸 수 있게 하자는 게 폰닷컴의 비즈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폰닷컴 한국지사장인 허진호씨는 "주주회사인 스카이프와도 인터넷전화와 무선랜공유기능을 합친 휴대폰 개발에 착수, 빠르면 연내에 국내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2.0이 추구하는 공유와 참여, 소통의 모델이 데이터와 음성 서비스까지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웹2.0을 표방한 서비스들이 동영상UCC(이용자제작콘텐츠)에 한해 일부 선보이고 있을 뿐, 아직 '발화기'에 머물러 있다.

최근 나우콤이 웹2.0 기반의 홈페이지 서비스 '오피'(www.ohpy.com)를 내놓았고, SK커뮤니케이션이 내년 1월 '싸이월드2.0(C2)' 오픈을 준비중이며, 다음이 UCC와 오픈소스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상용화된 눈에 띄는 서비스는 많지 않다.

김창원 태터앤컴퍼니 사장은 "진정한 웹2.0은 유저들의 데이터는 유저의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며, 구글처럼 동의하지 않았지만 검색엔진에서 모든 웹페이지를 긁어가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블로그 미디어인 '이올린'(www.eolin.com)'은 철저하게 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 유저들의 관점에서 서비스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터앤컴퍼니는 국내 1위의 설치형 블로그(프로그램다운로드형 블로그)인 '태터툴즈(www.tattertools.com)'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다음과 함께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인 '티스토리www.tistory.com)'를 내놓았다. 여기에 최근 이올린의 베타서비스를 오픈, 매니아 네티즌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광고나 콘텐츠 유료화, 이마켓플레이스 등 중계수수료에 의존하는 인터넷비즈니스의 속성상 '웹2.0'이 완전한 '구글효과'로 한국에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논란이다.

국내 주요 포털 영업본부장 A씨는 "국내 인터넷광고 시장은 2007년에는 1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하루에 1천만명이 접속하는 포털과 1백만명이 머무는 웹2.0 미디어 사이트중 광고주는 포털을 선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 사업에서 시장이 되지 못했던 이른바 롱테일(Long Tail)의 가능성이 적을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웹2.0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P2P시장을 죽이는 게 아니라 약 2억명의 전세계 P2P사용자중 1%에게 옛날 영화나 음악앨범을 더 팔 수 있는 게 낫다고 보고 있는데, 현실세계에서는 오히려 중앙집중적인 판매나 광고모델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가간 융합시대 고려한 인터넷중립성 확보 시급

그러나 굳이 롱테일이 가져다 주는 시장성에 주목하지 않더라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콘텐츠서비스는 새로운 가치 사실을 형성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는 콘텐츠 유료화를 위해 독자적인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정책에 따라 모바일 음악서비스를 오픈했고, 주문형비디오(VOD)나 IPTV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콘텐츠의 유통채널이었던 네이버나 다음같은 인터넷포털들도 인터넷전화 소프트폰같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나 IPTV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게다가 UCC(이용자제작콘텐츠) 열풍은 다모임, 판도라TV, 아프리카 같은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동영상 서비스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지상파방송사들은 iMBC같은 별도의 인터넷 유통 자회사를 만들어 방송통신이 인터넷으로 수렴되는 융합시대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서비스가 공정하게 경쟁하려면 정부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과 독립적인 콘텐츠의 자유로운 유통을 보장하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콘텐츠 기업들에게 롱테일(Long Tail)의 새로운 매출기회를 보장해주기 위해 시장친화적인 저작권 정책이 요구되며, 이는 곧 이용자의 콘텐츠 접근성을 높여 사회문화적인 다양성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주장도 정부와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백영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팀장은 "콘텐츠 시장에서의 핵심이슈는 시장의 크기를 확대하는 대량생산으로의 발전이고, 이를위해 정부는 관련기업간 협력적 분업이 가능하도록 기술중립화(오픈스탠더드)정책, 인터넷중립성에 대한 보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용수 방송위 방송통신융합팀장은 "망고도화는 (정부가 아닌) 서비스사업자가 이끌어야 하고, 망중립성을 지키면서 공정경쟁이 이뤄지도록 철저히 규제하면 새롭게 콘텐츠 영역이 생기지 않을 까"라고 말했다.

박순태 문화부 콘텐츠진흥팀장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저작물 이용활성화도 고려한 저작권정책을 하겠다"며 "단속중심보다는 교육과 홍보를 강조하고, 이슈가 생기면 매년 저작권법을 개정해서라도 최신 이슈를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저작권 인정시스템을 구축하고 저작권 프리 사이트 구축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문화부는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우상호 의원의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완화된 의견을 제시, 지난 1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불법 음원을 전송했을 때 고소나 공소없이 처벌할 수 있다는 비친고죄 조항(140조)에서 문제가 됐던 '영리 반복적으로'라는 표현이 '영리 상습적으로'로 수정된 것이다.

왕상한 서강대 법대교수는 "콘텐츠에 대한 규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정부가 나서야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 IT 산업 발전은 한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2.0이 가능한 사회가 되려면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지 말고, 민간주도의 참여적인 합의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해갈등을 조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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