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문화재단 잇단 논란…순천시 관리·감독 기능 제대로 작동하나

순천문화재단 잇단 논란…순천시 관리·감독 기능 제대로 작동하나

시 감사서 직원 음주운전 징계 미이행 확인…재단 내부 보고체계 의문
시장 관련 만찬 발언 논란에는 직원 진술서·각서 확보…조사 방식 적절성 도마
김병준 상임이사 “손훈모 시장 관련 언급 없었다”…문화예술과장 통해 반론
문화예술과장, 재단 사무국장 겸임…감독기관과 산하기관 책임 구분 필요

[아이뉴스24 이경환 기자] 순천시 출연기관인 순천문화재단을 둘러싸고 직원 음주운전 징계 미이행과 문화행사 만찬 발언 논란 등이 잇따르면서 순천시의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순천시 감사에서 문화재단 직원의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 미이행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최근 문화행사 만찬에서 제기된 손훈모 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재단 직원들로부터 진술서와 각서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져 순천시의 사안별 대응 방식과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순천문화재단의 인사관리와 예산 집행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순천시의 관리·감독 책임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순천시 제공]

더욱이 순천시 문화예술과장이 문화재단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어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의 업무가 중첩되는 구조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직원 음주운전 사실 알려졌는데…징계는 왜 이뤄지지 않았나

본지 취재에 따르면 순천문화재단 소속 한 팀장의 음주운전 사건은 지난해 발생했다.

이후 올해 초 재단 내부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해당 사실이 알려졌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재단에서는 적기에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8월 순천시 감사 과정에서 해당 직원의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 미이행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해당 직원의 음주운전 자체를 넘어 재단 내부의 인사·복무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느냐는 점이다.

본지는 당시와 현재 경영지원업무를 담당한 전·현직 관계자들을 취재했다. 이들은 경찰로부터 해당 직원의 음주운전 관련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올해 초부터 재단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졌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어, 재단이 해당 사실을 최초로 인지한 시점과 내부 보고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이 실제로 재단에 공문을 발송했는지, 발송했다면 어느 부서가 접수했는지, 해당 사실이 사무국장과 상임이사에게 보고됐는지 등이 핵심이다.

직원들 사이에서 관련 사실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관리자가 이를 공식 보고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순천시 감사에서 징계 미이행이 확인된 만큼 재단이 관련 사실을 인지한 이후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인사관리 책임자들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 김병준 상임이사는 언제 알았나…내부 관리 책임도 쟁점

순천문화재단의 공개 정관에 따르면 상임이사는 재단 업무를 총괄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김병준 상임이사가 해당 직원의 음주운전 사실을 언제 처음 알았는지,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 징계 검토를 지시했는지는 중요한 확인 대상이다.

만약 상임이사에게 관련 사실이 보고되지 않았다면 재단 내부 보고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반대로 보고가 이뤄졌다면 왜 적기에 징계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물론 직원에 대한 징계권과 징계절차는 재단의 인사규정 및 관련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직원의 복무와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관리자의 지휘·감독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순천시 감사에서 징계 미이행 문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해당 직원에 대한 사후 징계뿐 아니라 그동안 징계절차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 만찬 발언 논란에 김병준 상임이사 반론…“시장 관련 언급 없었다”

순천시는 최근 문화재단 관련 문화행사 만찬에서 제기된 손훈모 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재단 직원들을 상대로 사실확인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문화행사에 참석했던 일부 작가들 사이에서는 행사 후 이어진 만찬에서 지역 언론인 B씨가 손 시장의 공직선거법 관련 사건을 거론하며 향후 시장직 유지 여부를 예단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손 시장이 향후 1년 이내에 선거법 문제로 시장직을 상실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병준 순천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당시 만찬 자리에서 손훈모 시장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입장을 순천시 문화예술과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 순천시 문화예술과장은 김병준 상임이사로부터 이 같은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만찬 참석 작가들 사이에서 제기된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당시 실제 발언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사실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화예술과장은 또한 당시 만찬에 참석한 재단 직원들로부터 진술서와 각서를 받았으며, 해당 진술서에도 문제로 지적된 발언이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술서와 별도로 각서까지 받은 이유와 작성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감독기관인 순천시와 산하 출연기관 직원들 사이의 관계를 고려할 때, 진술 과정에서 직원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기억과 판단에 따라 진술할 수 있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지는 문화예술과장에게 시청이 산하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진술을 요구할 경우 직원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에 문화예술과장은 진술 내용의 신빙성 등에 대해서는 “기자님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물론 김병준 상임이사의 설명과 재단 직원들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반대로 일부 참석 작가들이 제기한 주장 역시 충분한 확인 없이 배척할 사안은 아니다.

결국 이번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진술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진술서와 각서의 작성 목적, 지시 경위, 구체적인 내용 및 작성 과정의 자발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문화예술과장이 재단 사무국장까지 겸임…누가 누구를 감독하나

이번 논란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순천시 문화예술과장이 순천문화재단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예술과장은 시청에서는 문화재단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장이고, 재단에서는 사무국장으로 내부 업무에 관여하는 위치에 있다.

이러한 겸임 구조 자체가 곧바로 위법하거나 부적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재단 내부에서 인사·복무나 예산 집행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의 역할이 중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책임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원 음주운전 징계 미이행과 관련해 사무국장으로서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시청 담당부서장으로서는 어떤 감독 조치를 취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요구된다.

또한 만찬 발언 논란과 관련한 직원 진술서·각서 확보가 순천시 담당부서의 감독업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재단 사무국장의 내부 업무 차원에서 진행된 것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같은 사람이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 양쪽의 업무에 관여하는 구조라면 오히려 의사결정과 책임 소재를 더욱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 외부 인사들과의 교류…공적 예산 집행과의 관계는

최근 순천문화재단을 둘러싼 논란에서는 김병준 상임이사와 일부 지역 언론·문화예술계 인사들의 교류 관계도 거론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 A씨, 지역 언론인 B씨, 지역 예술단체 관계자 C씨 등이 관련 행사나 교류 과정에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김병준 상임이사와 개인적으로 교류하거나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재단의 특성상 지역 예술인과 언론인, 문화단체 관계자들과의 협력은 필요한 업무이기도 하다.

다만 사적인 교류가 재단의 공식 행사, 참여자 선정 또는 업무추진비 등 공적 예산 집행과 연결될 경우에는 명확한 기준과 절차가 요구된다.

특히 이번 만찬과 관련해 업무추진비 사용 여부가 쟁점으로 제기된 만큼 실제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참석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됐는지, 해당 지출이 공적 업무 수행에 부합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적 예산의 적정성은 참석자들의 개인적인 친분이 아니라 지출 목적과 집행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순천시는 관련 증빙자료와 행사 운영 경위를 확인해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 시장 관련 발언 확인에는 적극적…징계 미이행에는 어떤 조치했나

이번 사안에서 순천시가 설명해야 할 중요한 문제는 감독업무의 일관성이다.

문화행사 만찬에서 손 시장과 관련한 발언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재단 직원들에게 진술서와 각서까지 받은 반면, 순천시 감사에서 확인된 음주운전 징계 미이행 문제에 대해서는 문화관광국 차원의 별도 종합점검이나 적극적인 후속 조치가 현재까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사안의 성격과 적용 규정이 다른 만큼 행정 대응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또한 순천시 감사부서가 별도로 징계 요구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 그 내용 역시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시민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질문할 수 있다.

시장 관련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는 일에는 직원 진술서와 각서까지 확보하면서, 정작 감사에서 확인된 재단의 징계 미이행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조치를 취했는가.

순천시가 문화재단에 대해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면 그 권한은 특정 사안에만 선택적으로 행사되는 것이 아니라 인사·복무·예산 집행 전반에 걸쳐 일관된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

■ 순천시 문화관광국, 출연기관 감독 책임 분명히 해야

순천문화재단은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 문화기관이다.

순천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시장과 의회가 재단의 경영상황 등에 관해 보고를 받고 감사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시정명령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단의 자율성과 문화예술의 독립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이는 인사관리나 예산 집행에 대한 감독 책임과 별개의 문제다.

직원 징계가 규정에 따라 이뤄졌는지, 업무추진비와 행사비가 적정하게 집행됐는지, 외부 인사 참여에 합리적인 기준이 있었는지 등은 공공기관 운영의 기본적인 관리 사항이다.

특히 순천시 감사에서 직원 음주운전 징계 미이행이 확인된 만큼, 재단 내부의 보고체계와 인사관리 절차를 점검하고 책임 소재를 구분해야 한다.

아울러 문화행사 만찬 발언 논란과 관련해서도 진술서·각서 확보 경위, 참석자 선정 기준, 비용 집행 내역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병준 상임이사 역시 재단 운영 책임자로서 직원 징계 미이행 경위와 내부 관리체계, 공식 행사 운영에 관한 의문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순천시 문화관광국도 재단이 별도 출연기관이라는 이유로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인의 발언 여부만 확인하거나 개별 논란을 해명하는 수준을 넘어, 순천문화재단의 인사·복무·예산 집행 및 내부통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다.

문화재단의 자율성은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자율성이 관리·감독의 공백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순천시는 이제 시민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순천문화재단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보고받고, 누가 조치하며, 그 결과를 누가 책임지는가.

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야말로 순천문화재단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광주=이경환 기자(kh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