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이 던진 비대면 잔금대출⋯시중은행 "금리가 먼저"

카뱅이 던진 비대면 잔금대출⋯시중은행 "금리가 먼저"

영업점·부스서 대기 않고 앱으로 비대면 신청
시중은행, 비대면화 신중...영업 구조상 한계

[사진=카카오뱅크]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분양 잔금대출을 비대면으로 내놓았지만 시중은행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사업장별로 대출 조건이 다르고 영업점·대출모집인을 중심으로 이미 집단대출 영업망이 구축돼 있어서다.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실험이 잔금대출 시장의 영업 방식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지난 16일 분양 잔금대출을 출시했다.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애플리케이션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존 시중은행 상품과 가장 큰 차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잔금대출은 사전 점검 기간에 은행별 부스를 방문해서 상담받는 구조다. 대면 중심 환경에서 금융소비자들은 은행별 금리와 조건을 한눈에 비교하기 어렵다. 시행사 협약 지정 영업점이나 사업장에 마련된 부스에 방문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상담받고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서류가 누락되면 다시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입주 시작일 1개월 전에 금리·한도가 확정되다 보니 차주들은 짧은 기간 내에 대출 과정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2개월 전부터 금리 한도, 조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도 상환 해약금은 전액 면제한다.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비대면 방식을 앞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인터넷은행 최초로 주담대를 출시하면서 챗봇 상담을 통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반영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하고 대출 심사와 실행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고객들이 주담대와 같은 금액이 큰 대출을 비대면으로 신청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주담대 약정 금액이 한 달 만에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고 인뱅의 주담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게 됐다.

이번에는 일반 주담대보다 사업장별 조건이 복잡한 분양 잔금대출까지 비대면 영역을 넓힌 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편의성·금리 측면에서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은 인뱅의 설립 취지이기도 하다"며 "혁신을 통해 금융권 경쟁 촉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 주담대에서 나타났던 은행권 비대면 전환 바람이 잔금대출에서도 그대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영업 구조를 포기하면서까지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할 유인이 얼마나 큰지가 관건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사업장이나 단지별 특수성이 강하고 대출 한도·담보·대출 일정이 달라 현재 시중은행은 영업점과 대출모집인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성했다"며 "이러한 구조에서 인터넷은행을 따라 비대면화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전략끼리 상충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편의 관점에서 간편화는 계속해서 추진해야 하는 과제지만 집단대출은 편의성보다 결국 금리 싸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