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공유서비스 업체 '폰닷컴' 5월 국내 상륙...와이브로·무선랜 시장 격동예상

 


전세계에 있는 무선랜(와이파이 WiFi) 접속점(Access Point, AP)을 한데 묶어 언제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훌륭한 통신회사나 인터넷서비스기업(ISP)이라도 혼자 힘으로 전세계를 무선랜으로 커버하기는 힘들다. 세계를 포괄하는 통신사업자가 없고, 있다해도 한 회사가 투자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이런 일이 아예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무선랜을 쓰는 사람 스스로 "내 것을 너와 나눌테니, 너도 나에게 할애해라"라고 마음먹기만 하면 된다. 공유가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공유정신에 착안해 사업모델을 만들고, 지난 2월 구글과 스카이프, 인덱스 벤처와 세콰이아 캐피탈 등 2개 벤처캐피털 회사로 부터 2천170만달러(한화 약 220억원)을 투자받은 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폰닷컴(www.fon.com)이 그 주인공. 이 회사는 와이파이 사용자들이 무선통신 접속 지역인 핫스팟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지난 해 11월 설립된 직원 40명 규모의 신생 벤처기업이지만, 서비스 시작 2달만에 입소문으로 3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는 등 전세계 네티즌에게 주목받고 있다.

폰닷컴 CEO인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가 한국을 방문해 12일 만났다. 그는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업자들을 만나보고, 지인들과 국내 지사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폰닷컴,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공유모델로 승부수

무선랜(와이파이) 공유회사 폰닷컴의 사업모델은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집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 집에 와이파이 AP(KT 네스팟, 무선랜 공유기 등)를 갖고 있다면 가능한 것.

네티즌들은 '리누스(Linus)'나 '빌(Bill)', '에일리언(Aliens)' 등 3가지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리누스에 가입할 경우 자신의 AP(접속점 정보)를 다른 리누스 회원들과 무료로 공유한다. 내 AP를 공여하는 대신, 전세계 리누스들의 AP를 맘대로 쓸 수 있는 것.

빌로 가입하면 자신의 AP를 남이 사용할 때마다 수익을 절반 가져간다. 하지만 자신도 다른 지역의 남의 AP를 쓰게 되면 마찬가지로 요금을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일리언은 AP를 공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일정 요금을 내고 폰닷컴이 중개한 전세계 무선랜 네트워크를 이용할 때 적용된다.

이때 폰닷컴은 '빌'이나 '에일리언' 가입자들이 내는 요금중 일부를 수익으로 얻는다.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 사장은 "리누스는 리눅스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 빌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에서 따왔다"며 "프로모션없이 2달만에 가입자가 3만명을 넘어섰으며, 미국과 스페인이 많지만 현재 144개국을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세계에 와이파이(무선랜)이 널려있는데 폐쇄돼 있거나 비싸서 문제"라며 "내 무선랜을 내놓고 다른 사람들도 쓸 수 있게 하자는 게 폰닷컴의 비즈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폰닷컴의 '폰(FON)'은 아프리카어로 한 부족의 이름을 뜻하며, 이 부족은 '모든 것을 나눈다'는 철학으로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5월1일 한국에 지사설립...전용 AP 라우터는 6월 15일 출시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 사장이 방한한 것은 국내 통신회사(ISP)를 만나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지인들과 지사설립도 준비하기 위해서다.

마틴 바사브스키 사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스페인1 곳, 프랑스 1곳, 스웨덴 1곳의 ISP와 제휴했는데, 우리와 제휴할 경우 초고속인터넷을 서비스하는 ISP 입장에서는 (전세계 어디서든지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잇점때문에) 신규가입자가 늘어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폰닷컴이 사업하는 데 반드시 ISP와 제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초고속인터넷을 쓰는 네티즌들이 폰닷컴 홈페이지에서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자신의 집에 있는 라우터에 펌웨어 업데이트만 하면 되는 것.

이 때 5분정도 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ISP와 제휴할 경우 이런작업 없이 AP 자체에서 개방이 가능하다.

마틴 바사브스키 사장은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브로드밴드가 활성화된 나라이고, 역동적이며, 국민들이 익숙해 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폰닷컴은 오는 5월 1일 한국에 지사를 만들고, 한국어 웹사이트도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일반인들이 펌웨어 업데이트에 익숙하지 않은 점에 착안해 링크시스와 제휴해 리눅스 기반 폰닷컴전용 AP라우터를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6월 15일경부터 판매할 예정.

마틴 바사브스키 사장은 "이 전용라우터(공유기)를 이용하면 별도로 소프트웨어를 받지 않아도 쉽게 폰닷컴에 가입할 수 있다"며 "라우터는 20달러 이내(2만원이내)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폰닷컴은 국내 지사 설립과 관련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의 자문을 받고 있다.

허진호 회장은 "6~8만원하는 라우터를 폰닷컴이 지원해 2만원내외로 팔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초고속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누구든지 쉽게 회원으로 가입해 전세계 어디서나 무선랜을 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용라우터는 중국에서 대량생산이 이뤄질 경우 더욱 가격이 떨어질 전망이다.

◆폰닷컴, 와이브로와 무선랜 시장 잠식할 듯

마틴 바사브스키 사장은 "와이파이는 무선브로드밴드기술이고,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 강국인 한국의 국민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통신회사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냅스터의 P2P가 유료화되면서 새로운 비즈모델을 만들었듯이 (통신회사에게도) 혁신적이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폰닷컴이 국내에서 상용화되면,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무선랜(KT 네스팟 등) 시장은 줄어들거나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재의 AP만 공여하면 별도로 돈을 내지 않아도 전세계 어디서든 무선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서비스가 필요치 않다고 가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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