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가 던진 '재정파탄'에 정치권 '시끌시끌'

추미애가 던진 '재정파탄'에 정치권 '시끌시끌'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아이뉴스24 김정수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던진 경기도의 '재정파탄'상황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 시끌시끌하다.

심각한 경기도 재정상황을 정치 시빗거리로만 삼고 있어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SNS에 올린 글. [사진=추미애 경기도지사 SNS 캡쳐]

◇경기도 부자 착시현상

경기도는 1,420만명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이같은 착시현상의 원인은 소방공무원 인건비와 보통교부세, 법인지방소득세 등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우선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인데도 불구하고 인건비를 경기도가 부담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시도 소방공무원 정원 6만7,000명 중 17%인 경기소방 1만,1000명의 인건비 1조1,000억원을 감당하고 있다.

소방공무원은 지난 2020년 4월 1일부터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이들의 인건비는 과거 그대로 지방에서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또 국가가 지방에 내려주는 보통교부세의 경우도 경기도 재정을 옥죄고 있다.

보통교부세를 받는 지역은 부족한 재정을 국가로부터 일정 부분 보전 받지만 경기도는 불교부단체로 분류돼 그저 채무가 쌓이게 되는 구조인 것.

여기에 도내 반도체 기업이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경기도 GRDP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로인해 경기도의 재정 여건이 좋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부자 착시'를 낳고 있다는 것.

법인의 소득에 과세하는 지방세인 법인지방소득세는 국세인 법인세의 통상 10%를 시·군에 납부하는데,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에는 한푼도 도움이 안되는 세금이기 때문.

게다가 산업이 성장할수록 경기도가 부담해야 할 행정·재정 수요는 커진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산업시설이 들어서면 도로와 용수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교통·환경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인구와 산업시설이 늘어나면 화재·구조·구급 등 소방·안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추 지사는 "경기도에서 산업을 키우고, 그 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 시설도 만들고, 늘어난 인구와 산업시설을 지키는 소방비용도 경기도가 부담한다"며 "그런데 기업이 성장해 늘어난 세수는 도에 돌아오지 않고, 그 세수로 늘어난 보통교부세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산업 기반을 닦고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을 할수록 더 부담이 늘고 빚이 느는 이중 모순에 허우적거리는 경기도"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은 '시끌시끌'

이를 두고 정치권은 시끌하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재정 비상선언을 두고 민주당 도지사들이 8년동안 경기도를 거덜냈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이재명 도지사 임기 마지막 해 경기도 부채는 1년만에 무료 64.5%나 증가했는데, 그때 만들어놓은 고정성 복지지출이 지금까지 도 재정의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주장이다.

경기도의 재정난이 과도한 복지정책 때문이라는 것.

장 대표는 지난 9일 오후 페이스북에 “추 지사는 경기도가 ‘빈껍데기 부자’라며 쓸 돈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재명, 김동연 민주당 도지사들 탓이 아니라 ‘지방재정제도’ 탓이라고 한다. 정말 그런가”라고 적었다.

이어 “이재명 도지사 시절 청년기본소득, 무상교복, 산후조리비 등 수많은 ‘무상정책’들이 도입됐다. 2020년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취득세 수입이 늘어나자 복지 예산을 12.8%나 늘렸다”며 “반도체 호황만 믿고 무책임하게 확장 재정에 나서는 지금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추 지사는 국힘의 시비에 한심하다는 입장이다.

추 지사는 자신의 SNS에 "복지를 늘렸기 때문에 재정난이 생긴 것이 아니다"며 "정치 시빗거리로 만 삼으려고 하니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적었다.

보고 싶은 한 부분만 강조해 전체를 왜곡하는 수법으로,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는 것.

추 지사는 고령화에 따른 비용의 급격한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 2022년 이후 경기도 전체 인구는 약 30만 명 늘었지만,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60만 명 증가했다. 전체 인구 증가분의 두 배다.

추 지사는 "아이와 고령인구가 함께 늘어나니 보육과 교육, 돌봄과 의료, 교통과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도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SNS에 올린 글 [사진=추미애 경기도지사 SNS 캡쳐]

◇'경기도 재정상황' 어떻길래

경기도의 전체 예산은 약 41조7,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도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5,0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도는 지방채 발행 한도인 9,460억에 99.6% 육박하는 약 9,430억 원의 지방채를 총 3차례에 걸쳐 발행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추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눈속임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그렇게 하고도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했다. 미완(未完)의 미생(未生) 예산이다”라며 “그 대가는 민생예산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현재의 재정 상황을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노인장기요양(약 1,234억원)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약 10억원)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 지원(약 34억원)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약 80억원) △도교육청 유·초·중·고등학교 급식비 지원(약 548억원) △가족돌봄수당 지원(약 14억원)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지원(약 29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약 291억원) 등 다수 사업의 마지막 3개월 분 예산이 편성되지 못했다.

추 지사는 “예산담당부서 보고에 따르면 올해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이제는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것처럼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위기를 가리는 동안 경기도 재정을 바로잡을 골든타임마저 놓쳐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경기도 주요 세수인 취득세 수입마저 급감했다.

2022년 약 11조 원에 달했던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줄어 약 30% 감소했다.

/수원=김정수 기자(kjsdm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