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지난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막판 역전극 끝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승리를 거둔 가운데 '강남 3구'와 '한강벨트'의 득표율 격차가 서울시장의 주인을 결정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서울 자치구 25곳 중 15곳에서 뒤졌지만,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정 후보를 크게 따돌리고 한강벨트(용산·강동·영등포·동작·양천·중구·광진)에서 승리를 거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집계(5일 오후 1시 기준 99.98% 개표)에 따르면 오 시장은 강남 3구에서 총 54만 6979표를 얻어 정 후보(32만 6832표)보다 22만 147표를 앞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아울러 용산구(57.09%), 강동구(50.65%), 영등포구(50.50%), 중구(49.60%), 동작구(49.56%), 양천구(49.22%), 광진구(48.68%) 등 한강밸트에서도 정 후보를 따돌렸다.
오 시장이 정 후보에 총 6만 268표(1.15%포인트) 앞선 것을 고려하면 강남 3구에서 거둔 압승과 한강벨트에서의 승리가 전체 승부의 향방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인 고리는 단연 '부동산 세금 부담'이었다. 지난해 집값 급등 여파로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8.6%나 뛰었다. 특히 강남권과 한강벨트 일대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0%대를 돌파하며 세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고강도 대출 규제,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 정부의 추가 세제 개편이 예상되면서 유주택자들의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서울의 부동산 심리가 오 시장 승리의 결정적 지렛대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관련해 "강남 3구 등에서 상당히 많은, 몇만 표 차이로 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아무래도 부동산 관련 이슈에 민감한 계층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고, 정부·여당의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 관계자도 "정치 성향에 따른 이념투표보다 이해관계를 좇는 중도층의 표심이 이번 선거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결국 이재명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면서 오 시장에게 투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와 흡사한 상황이 재연돼 눈길을 끈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던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상대로 당초 우세가 점쳐졌지만, 정작 개표 이후 시종일관 한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갔다.
실제 오 후보는 새벽 1시께 선거캠프를 찾아 패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패색이 짙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상 선거 패배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벽 4시 전후 개표율이 70% 후반대로 올라서면서 강남 3구 개표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자, 승부는 뒤집히기 시작했다. 특히 서초구 일부 개표가 장비 문제 등으로 지연됐다가 재개되면서 오 후보 지지표가 한꺼번에 반영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당시 오 후보는 강남 3구에서 총 39만 7064표를 얻어 한 후보(27만 134표)보다 12만 6930표를 앞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오 후보는 오전 7시께 승리의 꽃다발을 받을 수 있었다. 오 후보는 최종적으로 한 후보를 2만 6412표, 득표율 0.6%포인트 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지방선거와 이번 선거 모두 강남 3구의 표심이 전체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는 점에서 개표 순서와 지역별 표심이 맞물리면서 극적으로 선두가 뒤바뀐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