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고철 구매 가격을 담합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현대제철이 취소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법원은 현대제철의 담합 행위가 사실임을 인정하면서도 공정위가 과징금 액수를 잘못 산정했다고 봤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현대제철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은 유지하면서도 과징금 909억5800만원의 부과명령은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1년 1월 현대제철을 포함한 동국제강, 와이케이스틸 등 제강사 7곳이 2010∼2018년 철근 원료인 고철(철스크랩) 구매가격을 담합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3000억 83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공장 소재지에 따라 영남권과 경인권에서 담합이 이뤄졌다고 봤다. 이중 현대제철은 담합을 주도한 업체로 지목돼 제강사 중 가장 많은 909억5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현대제철은 2021년 2월 취소 소송을 내며 "구매팀장 모임에서 고철 기준가격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위가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계산할 때 일부 항목을 중첩하는 등의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은 현대제철을 포함한 7개 제강사가 철스크랩 관련 담합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영남권과 경인권 사업자들은 월 1회 정도의 간격으로 정례적인 구매팀장 모임을 개최해 왔고 이 모임에서 철스크랩 관련 중요 정보를 논의하고 기준가격 인상·인하 여부와 그 시기·폭에 관한 합의도 지속해 왔다"며 "2010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구매팀 실무자 간에 빈번하게 유선·문자 등으로 접촉·교류하며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합의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 과징금 납부 명령에는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법원으로서는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로 산정 기준을 가중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판단할 수 없으므로 피고로 하여금 다시 재량권을 행사하도록 과징금을 전부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해당 판결에 대해 공정위가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이번 사건은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