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서울 강남에서 여러 단지를 한꺼번에 통합재건축하는 사업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재건축 예비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선거에 돌입한 개포동 경우현(개포경남·개포우성3차·현대1차)에서다.
사업 추진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진 건데, 쟁점은 개포경남1·2차아파트의 독립정산제 방식 도입 여부다. 경우현 통합재건축의 성패가 달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경우현(개포경남1·2차, 우성3차, 현대1차) 통합재건축 단지 전경. 2025.12.04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2177f92b0afdce.jpg)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경우현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최근 예비추진위원 및 위원장 선거에 돌입했다.
이날 주민설명회를 거쳐 오는 22~23일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원 후보 등록을 접수한다. 후보자 심사, 합동연설회 등에 이어 내년 1월 23~24일 위원장을 뽑는 주민 투표를 실시한다.
예비추진위원장이 확정되면 추진위원회 설립 동의서를 접수해 내년 3~4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현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대상지로 추진위원회가 설립되면 향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조합설립인가도 바라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경우현은 1984년 준공된 1499가구 규모의 단지다. 지난 6월 통합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확정돼 향후 최고 49층, 2320가구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양재천과 인접한 단지는 수인분당선 구룡역까지 도보로 10분 가량 떨어져 있다. 단지 뒷쪽에는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디퍼아)'가 있다.
현재 강력한 예비추진위원장 후보는 2명이다. 그동안 경우현 통합재건축을 추진해 온 임병업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통추위)과 유병철 경우현 재건축협의회(경재협) 위원장이다.

두 진영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합 재건축사업 추진 시 개포경남아파트를 둘러싼 이견이다.
통추위는 개포경남1·2차를 한 단지로 보고 독립정산제를 추진한다는 의견이다. 독립정산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아파트와 상가 등 소유자 간 이해관계가 다른 소유자들의 개발이익과 비용을 별도로 계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파트 단지별, 상가별로 별도로 사업 손익을 따지자는 것이다.
최근 통추위는 주민들에게 '경우현통합재건축사업 결의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8년 통합재건축합의서와 결의동의서 내용을 바탕으로, 토지 등 소유자는 개포현대1차, 개포우성3차, 개포경남1·2차가 제자리 재건축 원칙에 따라 아파트를 공급받는 내용이다. 사업비용 정산 때에도 개포경남, 우성3차, 현대1차 등 3개 단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재협의 주장은 개포경남1·2차를 분리해 독립정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포경남아파트는 1·2차를 합쳐 지상 최고 15층, 9개동 678가구 규모다. 개포경남1차는 6개동 400여가구로 용적률이 159%인데 비해 개포경남2차는 3개동 200여가구로 용적률은 203%다. 사업성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1·2차를 분리하지 않고 독립정산제를 적용하면 어느 한 단지 조합원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볼 수 있다.
경재협 관계자는 "우리가 표방하는 재건축은 4개 단지로 보는 독립정산제"라며 "3개 단지 독립정산제를 표방한 (통추위가) 2018년에 작성한 합의문을 바탕으로 최근에 (다시) 받은 결의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단지수에 따른 독립정산제 산정 방식이 예비추진위원장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선거 결과에 따라 경우현 전체 통합재건축의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우현은 여러 단지를 묶어 재건축을 하는만큼 향후 조합원 분양 시 기존에 거주하던 단지에 분양을 받는 '제자리 재건축'과 독립정산제 산정 방식에 따라 각 단지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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