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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향기 속 '코스튬 페스티벌' [현장]


고창의 '사계절 놀이터' 상하농원이 선사하는 힐링
겨울엔 딸기 수확⋯사계절 살아 숨 쉬는 관광지로

상하농원 전경. [사진=송대성 기자]
상하농원 전경. [사진=송대성 기자]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커다란 유령 모양 조형물이다. 아이들은 입구에서부터 "유령이다!"라고 외치며 뛰어가고, 부모들은 손에 든 카메라로 그 모습을 연신 담는다. 길을 따라 이어진 포토존마다 하얀 망토를 두른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인증샷을 찍는다. 코스튬은 단순한 분장이 아니라 축제의 참여 티켓이다. 하얀 망토, 모자, 불빛 머리띠 같은 소품만으로도 누구나 이 행사의 주인공이 된다.

19일 전북 고창군 상하면 언덕 위에 자리한 상하농원에서는 '소시지 유령의 귀환' 코스튬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다음 달 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코스튬을 착용한 어린이 방문객에게 무료입장과 혜택과 특별 선물이 제공된다. 이 때문에 상하농원 전역에는 독특한 의상을 입은 어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상하농원 전경. [사진=송대성 기자]
상하농원에 조성된 해골 조형물과 사진을 찍는 아이들. [사진=송대성 기자]

행사 이름에 걸맞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단연 '소시지 그릴존'이다. 커다란 화덕 위에서는 상하농원 육가공공방에서 직접 만든 수제 소시지가 노릇하게 익어가고, 숯불 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진다. 아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소시지 모양의 풍선을 들고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그릴 옆에서 시식을 즐긴다. 단순한 음식 판매 공간이 아니라 지역 농산물과 체험이 결합된 모습이었다.

허브정원 옆에서는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소시지와 음료를 나누는 가족들, 그리고 그 사이를 뛰노는 아이들까지. 상하농원의 가을 오후는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허브정원을 지나 동물농장 쪽으로 이동하니 양떼목장에서는 아이들이 유령 복장을 한 채 양에게 먹이를 주고, 동물들이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가을의 상하농원은 단순한 축제의 공간에 국한되지 않았다. 지역 농가가 함께 참여하는 직거래 장터와 수확체험, 전통놀이 한마당이 어우러져 농촌의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상하농원 전경. [사진=송대성 기자]
유령과 해골로 등의 소품들로 꾸며진 상하농원 [사진=송대성 기자]

계절 따라 새 옷 입는 상하농원

상하농원은 계절 따라 옷을 바꿔 입으며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선사한다.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차는 봄에는 허브 라벤더와 페퍼민트 향이 코끝을 스친다. 또한 된장을 담그는 체험 등을 통해 도시에서 쉽게 느끼기 어려운 농촌의 느린 시간과 변화를 오롯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여름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푸른 목초지 위로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지만,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 문을 연다. 파머스빌리지 숙소와 연결된 수영장은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인기가 높다. 여름 한정으로 개방되는 라벤더 정원에는 약 1만 주의 라벤더가 만개해 보랏빛 물결을 이룬다.

상하농원 전경. [사진=송대성 기자]
상하농원 안에 조성된 배추밭. [사진=송대성 기자]

향기로운 산책로와 포토존, 라벤더 아이스크림과 음료 등 미식 콘텐츠도 함께 마련된다. 또 여름에는 '비어 페스티벌'이 열려 농원 수제 소시지와 생맥주를 즐길 수 있어, 휴가철 대표 여름 축제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을 위한 옥수수·방울토마토 수확체험도 진행돼 농업의 재미를 더한다.

겨울에는 농원이 고요하게 숨을 고른다. 하지만 그 안은 오히려 따뜻함으로 가득하다. 실내 공방에서는 쿠키, 피자, 소시지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농원 온실에서는 겨울 딸기 수확체험이 이어진다. 특히 '딸기 수확 체험'은 상하농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약 40분간 진행되며 참여자들은 갓 딴 딸기를 맛보거나 포장해 가져갈 수 있다.

상하농원 전경. [사진=송대성 기자]
체험목장에서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는 아이들. [사진=송대성 기자]

상하농원은 이처럼 계절마다 농촌의 풍경과 체험을 다른 결로 보여준다. 봄에는 생명과 시작을, 여름에는 활기와 여유를, 가을에는 풍요와 축제를, 겨울에는 쉼과 따뜻함을 선사한다. 또한 농원에서 수확된 식재료는 현장에서 가공되어 상하 브랜드 제품으로 유통되고 지역 농민들은 프로그램 운영에 직접 참여한다. 이 구조 덕분에 상하농원은 체험형 관광지를 넘어 지역 상생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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