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서 철저히 밝혀야"...'LH·우정사업본부' 스마트우편함 특정업체 특혜 의혹

"국정감사서 철저히 밝혀야"...'LH·우정사업본부' 스마트우편함 특정업체 특혜 의혹

LH, 국회에 거짓보고까지...도입 7년 '스마트우편함' 개인정보 유출 등 '엉망'

[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와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공익을 위해 추진한 '스마트우편함 사업'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시방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본지=2025.09.19일자 "LH, 수십억 쏟아 부은 '스마트우편함' 도입 7년에..."개인정보 등 보안 뜷렸다" 보도>

이에 LH가 개인정보 등 보안 기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스마트우편함'에서 치명적 보안 결함이 적발돼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LH가 국회에 거짓 보고까지 하는 등 보안 결함을 알고도 은폐하려는 정황까지 포착돼 시공 업체와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5일 취재진이 경기 성남 위례자이더시티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을 방문해 스마트우편함 기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13일 복수 언론 매체 등에 따르면 LH가 건설한 전국 총 51개 단지 아파트(79.59%)에 A사가 제작한 문제의 '스마트우편함'이 압도적으로 설치돼 있다. 시공 금액만 어림잡아 55억여원이 넘는다.

'스마트우편함'은 지난 2017년 말부터 우정사업본부가 IT(정보기술) 보안기술이 접목된 우편함을 설치해 우편물 분실 예방과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등기우편 배달을 자동화해 집배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공기업인 LH가 사업 주체가 돼 건설한 주택단지에는 스마트우편함이 의무적으로 도입돼 있다.

최초 '스마트우편함' 개발사인 B사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B사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우본과 LH 담당자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제공할 목적으로 사업의 핵심 기술규격(시방서)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익사업이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들이 전국 LH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경기 성남 위례자이더시티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 아파트에 설치된 '택배 보관함'은 핵심 기능인 등기 바코드 인식·사용자 인증 등이 빠져 있다"며 "이는 '누가·언제·어떤 등기를 넣고 꺼냈는 지'를 증명데이터로 남기기 어렵고 등기 비대면 송달의 법적 근거도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달 취재진이 현장에서 목격한 아파트 측 안내문에는 "우리 아파트 세대 우편물이 훼손되거나 분실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며 "남의 우편물에 손을 대다가 자칫하면 큰 벌을 받을 수도 있다. 부모님들께서 어린이들에게도 지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일련의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형법 제316조(비밀침해), 우편법 제48조(우편물 개봉·훼손의 죄) 관련한 경고였다.

이 때문에 등기의 경우 '수취인과 전화 협의 후 투입' 같은 편법으로 처리돼 무인우편물보관함(우편법 시행령 제43조 특례) 영역에 가까워진다. '스마트우편함'과 '택배 보관함'의 법적 구분이 현장에서 모호해지고 개인정보·분실 리스크가 커진다.

'스마트우편함'의 생명은 보안기능으로 구식 개방형 우편함과 달리 완전 폐쇄된 스마트우편함은 중앙 단말기를 통해 집주인과 집배원만이 암호 입력을 통해 해당 호수의 개폐가 가능해야 한다. 이런 강력한 보안기능 때문에 수취인을 만나 서명을 받고 반드시 교부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등기우편도 스마트우편함에 넣는 것 만으로 대면 배달을 생략할 수 있도록 법까지 개정된 것이다.

지난달 5일 취재진이 경기 성남 위례자이더시티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을 방문해 치명적 보안 기능 결함이 발견된 스마트우편함을 열어 보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B사는 핵심 기술 '바코드 리더기' 삭제 등 시방서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우본이 2018년 6월 처음 고시한 '스마트우편함 설치 기술규격(시방서)' (공고 2018-65호)에는 '제어부에 바코드 리더기를 장착해 등기우편물의 정확한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뒤 개정된 2018-111호 공고에는 바코드 리더기가 '필수'에서 '권장' 기능으로 격하됐다. 우본은 권익위 조사 시 바코드 리더기가 필수라고 정해져 있는 공고 2018-65호 시방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LH공사 부당 행정처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이번에는 2018-111호 즉 바코드 리더기는 '권장' 기능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바코드 리더기가 장착돼야만 해당 세대 우편물의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방서 조작 가능성이 의심된다.

지난달 5일 취재진이 경기 성남 위례자이더시티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을 방문한 당시 스마트우편함 측면에 붙은 경고 안내문. [사진=독자 제공]

관련 업계에서도 B사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LH가 '무인택배함'을 '스마트우편함'으로 둔갑시켜 자체 시방서를 작성했고 이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 90% 이상 일감을 몰아주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우편법 시행령이 규정한 스마트우편함과 무인보관함(택배함)의 법적 구분을 무시한 위법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공익적 사업이 특정 기업 사익 추구의 도구로 변질되면서 '국민 안전 위협', '공공 우편 서비스 마비', '시장 공정성 훼손'이라는 삼중 피해가 발생하면서 결국 그 피해는 애먼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이날 B사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우본과 LH의 시방서 조작 및 특정 기업 특혜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위법하게 설치된 스마트우편함에 대한 전면적 시정조치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LH는 14일 국회에서 올해 국정감사가 각각 진행된다.

/진주=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