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입주를 앞둔 8월 말. 강남 전세시장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약 3000가구의 대규모 입주로 인근 전세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터여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강남 지역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입주 물량이 늘어난 상황인데도 서울 강남의 전셋값 오름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반적으로 대단지 아파트 입주 시 입주 전후로 전세매물이 늘면서 주변 전세가격이 하락하기 마련. 업계에서는 강남에서 벌어지는 이례적 전셋값 강세 현상에 대해 높은 주거 선호도와 함께 향후 1~2년 내 입주물량 급감에 따른 수요쏠림 영향이 덩달아 미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래미안원베일리가 입주를 시작한 8월 마지막 주(8월 28일 기준) 서울 서초구의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4% 상승했다. 9월 첫 주(9월 4일 기준)엔 0.06%, 둘째 주(9월 11일 기준) 0.10%, 셋째 주(9월 18일 기준) 0.03%, 9월 마지막 주(9월 25일 기준)에는 0.14% 상승하며 전반적으로 상승폭을 늘려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래미안원베일리는 지난 6월 전용면적 84㎡가 13억~15억원대에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입주를 막 시작한 지난달에도 특별히 전세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 전용 84㎡ 기준 대부분 14억~15억원대에서 거래됐고 일부 매물의 경우 16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시세도 눈에 띄는 하락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래미안원베일리와 인접한 '래미안퍼스티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9일 14억원, 15일 15억원에 전세 계약이 각각 체결됐다. 지난 8월 전세계약이 13억~14억원 선에서 체결됐던 것과 비교해 보증금이 1억원가량 오히려 올랐다.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의 전용 84㎡는 지난 8월 29일 1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7월 6일 동일 평형이 15억5000만원, 24일에는 1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문가는 강남의 특수성과 향후 입주물량 감소를 이 같은 흐름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래미안원베일리 같은 경우는 강남이라는 지역 특수성이 크다. 주거 선호도가 높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제한적이기 때문에 입주가 몰려도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 또 앞으로 2024년과 2025년 입주 예정 물량이 줄어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은 19만1923가구인데 내년에는 13만7889가구로 약 28% 줄어든다. 특히 서울의 경우 올해 3만2341가구에서 내년 9656가구로 입주물량이 올해 대비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추후 입주 물량이 적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몰려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전세 거래가 체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입주물량이 많이 증가하면 전셋값은 하락할 것으로 여겨진다. 잔금 마련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전세 매물이 늘면서 하방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2만3265가구로 전월(9663가구) 대비 2.4배 증가했다. 지방도 올해 월평균(1~9월) 1만3484가구를 웃도는 1만8459가구가 입주민을 맞이한다.
늘어난 입주물량에도 전셋값은 전반적인 하락보다는 지역별 편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내년과 내후년 입주 물량이 올해에 비해 많이 줄어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주거 선호 지역 혹은 브랜드 단지가 아니면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