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정부가 지난 21일 건설 현장에서 크레인 기사가 타워크레인 월례비(추가 작업에 대한 웃돈)를 요구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그동안은 기업이 크레인 기사에게 급여 외에 관행적으로 월례비를 지급했는데 앞으론 이를 요구할 시 면허를 빼앗겠단 것이다.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처벌 수위도 강화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노조의 갑질 횡포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환영하는 가운데 월례비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법무부 등 관계 부처와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 대책'을 이날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골자는 채용을 강요하거나 협박 등으로 노조전임비와 월례비를 받을 시 형법상 강요·협박·공갈죄를 적용해 수사를 의뢰하겠단 것이다.
특히 월례비와 노조전임비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에 대해선 면허정지를 추진한다. 국가기술자격법상 성실·품위유지 의무 규정에 따라 건설기계 조종사의 면허를 정지한다는 것이다. 면허 정지 권한은 국토부 장관에게 있으며 최대 1년간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1일 이후부터 월례비 수수 건에 대해 계도 기간을 거쳐 내달 1일부터 즉시 (면허정지 처분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안전규정도 준법 투쟁의 빌미가 된다고 판단해 개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월례비를 주지 않거나 노조전임비 등을 주지 않으면 노동자들이 안전규정(태업)에 따라 투쟁한다고 보고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추후 건설기계관리법도 개정해 월례비 강요 등을 적발하면 사업자 등록이나 면허를 취소하는 처분 근거가 마련된다.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월례비를 주는 것은 건설 현장의 오랜 관행이다. 실제로 국토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건설 현장 불법행위 중 약 59%는 '월례비 지급'이다. 이처럼 월례비가 '임금'으로 굳어진 결과, 최근 광주고등법원에선 "관례적으로 지급된 월례비는 임금"이라고 판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노조 갑질만 바로잡아도 노동 개혁의 절반 이상이 실현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월례비가 쉽게 사라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하도급 업체들이 노동자가 요구하기 전 제시하는 수고비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하도급사들이 노동자에게 월례비를 주는 대신 안전수칙을 지키면 3년에 걸쳐 해야 할 일을 1년 내에 하게 하고 있는데 월례비를 당장 안 주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혜진 기자(hj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