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메타의 '말 장난'과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그림자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타사 행태정보 이용을 제한한다면 이용자와 광고주 모두 손해를 볼 것이다. 서비스 자체를 유료화하거나 서비스 중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지난 8일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메타 측 법률대리인이 한 말이다. 이용자가 플랫폼이 아닌 다른 웹사이트 등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수집되는 개인정보인 '타사행태정보'에 대해 메타가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인 것이다.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무료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끊임없이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개인정보가 그것이다. 메타의 주장을 단순하게 풀이하면 이렇다.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거면 돈을 내고 써라'

과연 메타가 원하는 것이 서비스 유료화일까. 이번에 문제가 된 타사 행태정보를 포함해 자체 수집하는 정보를 축소하는 대신 일정 수준의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을 이용자들이 동의한다면 메타는 선뜻 유료화로 전환할 수 있을까. 실은 유료화로 압박하면서 개인정보 사용을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개인정보가 얼마나 악용될 수 있는지를 그간의 사례로 잘 알고 있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 스캔들'이 그렇다. 소셜미디어 계정에 연결된 제3자 애플리케이션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영국 정치 컨설팅업체 CA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페이스북 이용자 8천700만명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단 수집해 여론 선전, 정치 광고 등에 활용했다. CA라는 제3자가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하도록 메타 측이 허용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등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CA 스캔들은 먼 나라 일이 아니다. 광고주의 매출 증대를 위한 목적에서 벗어나 플랫폼 자체의 성장을 위해선 좀더 정교하면서도 기발한 방식의 사업모델이 필요하다. 개인정보를 활용해 어느 영역까지 넘볼 수 있을까. 메타와 손잡았던 CA는 미 대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관여했고,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여론 조작을 통해 정치 실험까지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 시스템 근간을 흔드는 차원에서의 표적 광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사례는 개인정보가 얼마나 엉뚱한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메타는 유료화 운운하면서 개인정보 사용의 자기 합리화를 고집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시장과 이용자를 상대로 개인정보가 악용되지 않는다는 신뢰를 심어주는데 노력해야 한다. 괜한 말 장난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호도해서는 안된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메타의 '말 장난'과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그림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