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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중요한 시장"…애플도 반한 印, 삼성 新 생산기지로 주목


삼성, 인도서 프리미엄 스마트폰·노트북 생산 추진…생산력 높여 시장 선점 노린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이어 인도를 새로운 생산기지로 삼는 모습이다. 베트남에 치중된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생산을 인도로 분산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 7월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이재용 회장(가운데)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7월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이재용 회장(가운데)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 비중을 40% 중반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최근 인도 공장에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플립'과 '갤럭시S23' 시리즈 생산에 착수했다.

라주 풀란 삼성 인도법인 모바일사업부 대표는 "삼성 인도법인은 기존엔 프리미엄 플립, 폴드 스마트폰을 수입했지만 이제는 모든 스마트폰을 현지에서 조립하고 있다"며 "이는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노트북도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해 현지에서 프리미엄 노트북을 생산하겠다는 심산이다.

인도 ET 텔레콤에 따르면 이민철 삼성전자 MX사업부 겔럭시 에코 비즈팀 상무는 "갤럭시 제품이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인도 시장에서도 사업의 규모가 충분히 보인다면 현지에서 노트북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니코(Nikko) 호텔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갤럭시 에코 비즈 팀장 이민철 상무가 갤럭시 북3 울트라의 혁신적인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니코(Nikko) 호텔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갤럭시 에코 비즈 팀장 이민철 상무가 갤럭시 북3 울트라의 혁신적인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인도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지원책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의 일환으로 해외 제조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살포 중이다. 생산시설을 인도로 옮기는 외국 기업에 생산 연계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에 적극적이다.

덕분에 인도의 FDI 규모는 지속 성장 중이다. 실제로 2018~2019년 인도 FDI 규모는 620억 달러(76조3천억원)였지만 2021~2022년에는 836억 달러(102조9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 인도 상무부는 2022~2023년 FDI 규모를 사상 최대 1천억 달러(123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인도 정부의 보조금 유인책은 애플도 끌어들였다.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에어팟 등 다른 제품들의 생산도 인도로 이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에서 원활한 공장 가동이 이뤄지지 않아 신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것도 이 같은 움직임에 한 몫 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아이폰 전체 생산량의 인도 비중을 기존 7%에서 25%로 늘릴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는 아이폰의 40~45%를 인도에서 출하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인도 생산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인도 노이다 공장의 생산 비중이 지난해 20%에서 오는 2025년에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반면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 비중은 2021년 55%에서 지난해 44% 수준으로 감소했고, 오는 2025년에는 40%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 비중이 2021년에는 절반을 넘었지만, 인도 공장 생산량이 증가하고 외주 생산 체제인 중국 합작개발생산(JDM) 물량이 늘어나면서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베트남 비중을 더 낮추기 위해 앞으로도 다른 생산기지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공장 생산력을 연간 1억 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린 것으로 안다"며 "여기에 맞춰 법인을 인도로 옮기려고 한 부품업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갤럭시 S2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S2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인도 시장이 중국 다음으로 큰 스마트폰 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매력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5배 고속 성장했다. 올해는 10% 가량 성장해 약 1억7천500만 대의 수요가 예상된다.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스마트폰이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증가폭이다.

인도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인도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연 6% 넘는 고도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14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 자리에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S&P글로벌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 동안 인도 경제는 연 평균 6.3%씩 성장해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인도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삼는 모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 사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는)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1위에 오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도는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21%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19%로 2위에 머물렀다. 지난 2020년 3분기 삼성이 1%포인트(p) 차로 샤오미를 제치며 1위 자리에 올랐지만 곧바로 다시 2위로 떨어지며 '깜짝 반등'에 그쳤다.

다만 올 상반기 기대작인 '갤럭시S23' 시리즈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다소 고무적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에 따르면 '갤럭시S23' 시리즈는 공개 직후 인도에서 24시간 동안 140억 루피(2천121억원)에 해당하는 14만 대의 선주문을 받았다. 이는 직전 모델 출시 후 첫날 주문량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노 사장은 "온라인이 굉장히 강한 시장이다 보니 이에 맞는 온라인 모델을 운영할 것"이라며 "인도 소비자 니즈에 맞는 부분을 최적화시키기 위해 인도에 모바일 연구소만 2곳을 가지면서 현지 최적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갤럭시 제품군의 라인업을 운영하겠다"며 "갤럭시S23 시리즈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겠지만, '다양한 계층에 최적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갤럭시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폴더블 Z시리즈, 프리미엄 S 시리즈, 매스 모델 상징하는 A시리즈의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시장별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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