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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외환시장 70년 만에 대외 개방해 빗장 푼다


개방 시간 새벽 2시로 연장, 전자 중개 확대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정부가 70년 만에 외환시장을 개편한다. 국내 외환시장을 해외 소재 외국 금융회사에 개방하고 개방 시간도 런던시장 마감 시간인 새벽 2시까지 연장한다. 현물환은 물론 외환(FX)스와프 거래도 허용한다.

7일 정부는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에서 인가받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 간 시장에 직접 참여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개방 범위는 은행 간 시장 내 현물환·FX스와프거래까지다. 다만 외환전문투자회사에 해당하지 않은 해외 금융기관은 참여할 수 없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달러화. [사진=뉴시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달러화. [사진=뉴시스]

통화스와프(CRS), 통화옵션 등 기타 외환파생상품 개방 여부는 개선방안 시행 후 시장여건, 거래수요 등을 고려해 추후에 판단할 예정이다.

먼저 개장 시간을 해외 영업시간까지 대폭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는 오후 15시30분까지이나 앞으로는 새벽 2시까지 거래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선진수준의 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자거래를 활성화하고 외국환 전자 중개 업무를 도입하기로 했다. 외국 금융기관 등 비거주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가 없는 은행과도 외환 매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런 구조를 바꾸기로 한 배경에는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외환시장 구조가 자본시장,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시장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우리나라의 무역과 자본시장 규모는 빠른 성장을 거듭했지만, 외환시장은 큰 변화 없이 현재의 구조를 유지해왔다. 특히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트라우마로 정책 방점이 '시장 안정'에 찍히면서 외환시장 변화는 쉽지 않았다.

달러·유로·엔 등 세계 주요 통화는 역외에서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고 국적·법적 지위와 관련 없이 금융회사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도 2010년 이후 역외 위안화 시장을 개설·확대하고 올해부터 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새벽 3시까지 연장했다.

반면 원화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고 국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한데다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거래시간도 한정돼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투자자가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외환보유액 증가와 민간 대외자산 확대, 외화유동성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그간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이 강화된 만큼, 이제는 외환위기 트라우마를 딛고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외환은 나라 안과 밖의 자본이 왕래하는 길"이라며 "나라 밖과 연결되는 수십 년 된 낡은 2차선의 비포장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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