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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돌본 뇌병변 딸 살해 母 "난 나쁜 엄마다"


[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38년간 돌본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한 60대 친모가 법정에서 "자신은 나쁜 엄마"라며 "딸과 같이 갔어야 했는데 혼자 살아남아 정말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pixabay]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pixabay]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A(63·여)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5월23일 오후 4시30분쯤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딸 B(30대·여)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뇌 병변 1급 중증 장애인이던 B씨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앓았으며 사건 발생 몇 개월 전에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범행 후 자신도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6시간 뒤 아파트를 찾아온 30대 아들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그는 생계를 위해 타지역을 돌며 일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면서 38년간 B씨를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며 가슴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면서 "당시 피고인은 육체적·정신적으로 극한의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고 선처를 요청했다.

이어 "이 사건의 원인은 뇌 병변 장애가 아니다"라며 "피고인은 딸이 말기 대장암 진단을 받고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봤고, 그 고통을 없애주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는 A씨 아들이자 피해자의 남동생이 증인으로 나와 평소 A씨와 누나의 생활을 증언했다.

A씨 아들은 "엄마는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누나한테서 대소변 냄새가 날까 봐 매일 깨끗하게 닦아줬다"며 "다른 엄마들처럼 옷도 이쁘게 입혀주면서 키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나가 암 진단을 받고 엄마가 많이 힘들어했다"며 "살이 너무 빠져서 다른 사람 같았다"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A씨 아들은 "우발적인 범행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가족이 엄마를 모시고 살면서 지금까지 고생하며 망가진 엄마의 몸을 치료해 드리고 싶다"고 울음을 참지 못했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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