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얼어붙자 꼿꼿했던 강남도 호가·실거래가 엇박자?

매수심리 얼어붙자 꼿꼿했던 강남도 호가·실거래가 엇박자?

이자 부담 가중,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아파트 시장 거래절벽 지속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매수자 관망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길어지는 가운데 아파트 시장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입주 물량 여파 등으로 외곽지역부터 매물이 쌓이고,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그간 고점을 꼿꼿하게 유지하던 강남권에서도 호가와 실거래가가 갭을 메워나가면서 일부 조정되는 모습이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전주와 동일한 -0.02%를 기록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01%, 0.03%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은 25개 지역구 중 14곳이 하락, 11곳이 보합을 기록했고 상승한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서울은 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 매물이 많은 대단지 중심으로 하락했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호가는 여전히 고점을 유지, 실거래가는 이보다 소폭 낮은 가격에 일부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 시장에 하락 기조가 전체적으로 깔려있는데, 호가와 실거래가 사이의 갭이 조정을 통해 거래되거나, 거래를 앞둔 매물이 접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 일대 디에이치자이개포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그레이튼' 전용 84.87㎡의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해 8월로 25억9천만원(12층)에 매매됐다. 현재 동일면적대의 호가는 이보다 약 4~6억원 오른 30~32억원에 책정돼 있다. 단지의 전용 59.78㎡ 역시 지난해 8월 실거래됐는데, 당시 21억5천만원(16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 동일면적대 호가는 약 2억원 상승한 23억5천만원이다.

근래에 거래된 매물 기준으로 2년 전인 지난 2019년에는 동일면적대 매물이 17억2천만원(3층)~19억5천만원(2, 23층)에 팔렸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일대에 있는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84.73㎡는 지난해 11월 2건의 매물이 각각 29억5천만원(18층), 29억원(11층)에 팔렸다. 현재 동일면적대 매물의 호가는 29~33억원에 책정돼 있다.

3천2세대 규모의 매머드급 아파트로, 도곡동 대장주 중 하나인 '도곡렉슬' 전용 134.90㎡는 지난 2일 42억3천만원(21층)에 실거래됐다. 3달 전인 지난 5월 동일면적대 매물이 불확실성이 커진 부동산시장 분위기에도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49억4천만원(18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약 7억1천만원이 떨어졌다. 다만, 현재 동일면적대의 호가는 이달 실거래가보다 높은 43~49억원대에 나와 있다.

이달 거래된 매물의 경우 신고가보다는 크게 떨어졌지만 2년 전인 지난 2020년 실거래가 31억8천만원(14층)~36억5천만원(3층)보다는 고점에 거래됐다. 실거래가는 낮아지고 호가는 고점에 있지만, 모두 2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원 도곡렉슬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향후 5년간 주택 270만 호 공급 계획을 담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했지만,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구체적인 실행계획 발표 전까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또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할 때 이자 부담이 더해지면서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아파트 시장 거래절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남구 도곡동 일원 Y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에서도 대단지일수록 세대수가 많다 보니, 호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전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적 시선이 우세하기 때문에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우위인 시장에서 '우선 매물이 팔리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이라는 게 다 같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둘 중 하나인데 특히 강남 집값만 혼자 빠지거나 크게 타격을 볼 확률이 낮다"며 "특히, 강남 주택시장은 학군과 인프라, 교통 등 명확한 이유가 있는 수요가 대다수라서 거래 절벽, 하락 조정 가운데에도 수억 떨어진 가격의 매물이나 급매 실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