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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레고랜드엔 우리만 '가득'"…SK하이닉스, 파격 복지 나선 이유


SK하이닉스 움직임에 삼성전자 등 경쟁사 '좌불안석'…"인재 뺏길까 걱정"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레고랜드에 가면 우리 회사 직원들만 가득할 거예요. 평소에도 레고를 좋아하는데 회사에서 단독 대관했다고 하니까 너무 좋네요."

최근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올해 SK그룹 편입 10주년을 기념해 회사 측에서 파격적인 사내 복지안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사내 복지의 일환으로 '레고랜드'를 통째로 빌려 구성원들을 초대한다. [사진=레고랜드 리조트]
SK하이닉스가 사내 복지의 일환으로 '레고랜드'를 통째로 빌려 구성원들을 초대한다. [사진=레고랜드 리조트]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복지안은 ▲200% 특별축하금 ▲칠순공조금 신설 ▲난임시술 무제한 지원 ▲매월 셋째주 금요일 '해피 프라이데이' 시행 ▲1개당 250만원 상당인 '허먼밀러' 의자 교체 ▲3일간 레고랜드 단독 대관 등이다. 이달 들어 거의 매주 사내 게시판에 통 큰 복지안을 발표하자 임직원들의 사기도 한층 올라간 분위기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나선 것은 최근 들어 반도체 업계에서 인재 영입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최근 반도체 산업을 놓고 주요국들의 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풀이 부족한 탓에 기업 간 반도체 인력 이동이 다소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표한 '2021년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반도체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는 17만9천885명이다. 이 중 기업에서 연구개발, 기술, 생산 등을 맡고 있는 산업 기술인력은 9만9천285명으로 2019년 보다 4% 증가했지만, 최소 1천621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지난해 경쟁적으로 처우를 높여가며 인재를 활발하게 영입했다"며 "덕분에 반도체 기술인력이 지난해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반도체 공장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반도체 공장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각 업체들은 여전히 반도체 인력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경력직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그에 맞는 전문 인력 양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부터 임금 인상에 적극 나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대의 임금 인상을 결정하자 SK하이닉스가 이보다 더 높은 8%의 인상률을 결정했다. 또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도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대폭 인상해 삼성전자와 유사한 수준까지 올렸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들이 직접 나서 소통을 강화하며 '임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부임 이후 임직원 소통 채널 '위톡'을 통해 주기적으로 임직원과의 직접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를 탈환한 것을 기념해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특별 성과급 300%를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임금인상률을 아직 결정하지 못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21년분 성과급을 연봉의 50%로 책정해 지급하는 등 잇따라 파격 정책을 내놓은 탓이다. 또 SK하이닉스 신입 초봉(5천40만원)은 삼성전자(4천800만원)를 이미 뛰어넘은 상태로, 우수 인재들 사이에선 처우 개선에 적극적인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경쟁사에 인재를 뺏길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5년차 미만 경력직 채용 면접 일정을 확정하자 "5월 초까지 갑작스러운 연차를 통보하는 5년차 미만 인력들은 SK하이닉스 면접에 참석할 확률이 높다"며 "관심있게 챙겨봐 달라"고 각 부문장에게 공지까지 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 역시 임직원 보상 제도를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지난해 호실적의 영향으로 712억 대만달러(약 3조원) 수준의 성과금을 직원들에게 분배하기로 한 데 이어 자사주 매입 보조금까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직원 1명당 받게 될 성과금 총 규모는 125만 대만달러(약 5천290만원) 수준으로, TSMC는 직원이 자사주를 구매하는 경우 약 15%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은 다음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해 인재와 기술 등을 유출하기 위한 시도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최근 투자 강화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반면 인력을 구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기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대규모 복지 혜택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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