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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전쟁위기 한숨돌린 韓 산업계…긴장감은 여전


삼성 등 6개 그룹 12곳 법인…상황 면밀히 체크 속 위기대응책 마련 분주

새해 벽두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글로벌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미국 증시는 러시아의 움직임에 롤러코스터를 탔고 동조화가 심한 한국 증시도 같은 패턴으로 흔들렸다. 글로벌 증시뿐 아니다. 환율부터 수출 등 한국 경제에 직간접인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 군대의 일부 철군 소식이 전해졌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아이뉴스24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인한 한국 경제 영향을 진단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오유진,강길홍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했던 군 부대 일부를 복귀시키면서 전쟁 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일촉즉발의 위기감은 줄어들었지만 전쟁에 대한 불안감은 잔존해 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화될 경우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현지 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며, 위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72개 그룹 중 삼성 등 6개 그룹에서 12곳의 해외법인을 우크라이나에 세워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포스코와 LG가 각각 3곳으로 많았고, 삼성과 GS 각 2곳, 현대차와 한국타이어도 각 1개 해외법인을 우크라이나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하지만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조은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하지만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조은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고조되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3일 주재원들의 안전을 위한 '철수' 조치를 내렸다. 이는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역에 법적 강제성이 있는 '여행 금지'를 긴급 발령한 데 따른 것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현지 판매 법인에서 근무하던 주재원들을 모두 귀국시키거나 해외 다른 지역에 임시 재배치했다. 한 달여 전부터 주재원 가족들을 귀환 조치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LG전자 역시 주재원과 가족들 모두 귀국시켰으며, 삼성과 LG 외 다른 기업들도 현지 파견 직원들의 전면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금융·무역 제재를 가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실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해당 국가들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미국 제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러시아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기업들은 부품 수출 위축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은 현지 생산 공장이 직접 타격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눈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과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직·간접 여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조은수 기자]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직·간접 여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조은수 기자]

가전과 자동차 등 현지 공장이나 법인을 운영하는 국내 대기업들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 전반에 미칠 직·간접 여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러시아는 세계 석유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며,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그러나 이번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해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관측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 임박하다는 소식에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면서 지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으며, 전쟁 발발 시 유가는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국내 산업계는 유가 변동이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유가가 상승할 시 항공·해운업계는 원료비 지출 부담이 늘어나게 되며, 석유화합업계도 원재료 상승으로 인한 압박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재고 관련 이익이 커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위축이 나타나기 때문에 유가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배터리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수급난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만드는 레이저의 핵심 소재인 네온 등의 수급이 어려워지면 반도체 생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네온 가운데 우크라이나산의 비중은 23%로 중국에 이어 2위다.

센서와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팔라듐의 경우 러시아를 통해 수입한다. 다만 러시아 팔라듐 수입 비중은 3.4%로 한자리 수에 불가하다. 하지만 수급난에 따른 가격 인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세계 광물 시장에서 러시아의 비중은 니켈 49%, 알루미늄 26% 등에 달한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일부 국가에 편중된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이어온 만큼 당장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시 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에 이슈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변하고 있는 상황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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