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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 느낀 이재용·최태원…앞다퉈 해외행보


이재용, 美 출장 12일 만에 중동行…최태원, 美서 주요 인사 만나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주요 그룹 총수들이 최근 해외 출장길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내년에 코로나19 4년 차를 앞둔 상황에서 신년 구상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는 한편,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로 해외 사업에서의 우군을 더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난 후 밤 전세기를 타고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출국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캐나다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 부회장의 중동 출장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최근 다녀왔던 북미 출장과 달리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잠시 다녀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출장에선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2년여 만에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또 UAE의 사실상 2인자로 꼽히는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의 만남도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당초 지난 1월 코로나19 백신 조기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삼성전자와 UAE 기업간 5G, 반도체 등 미래사업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부다비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따라 재수감되면서 불발된 바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에도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에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UAE를 비롯한 중동 주요 인사들과 만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각에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그린에너지 등 사우디 시장 확대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 부회장이 현지에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더불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팹 건설을 확정한 만큼 파운드리 설비의 핵심 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중동을 방문한 뒤 ASML이 있는 네덜란드를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ASML은 EUV 생산업체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에 이곳에 방문해 ASML 경영진들과 만남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재계에선 삼성 전자계열사들이 이르면 오는 8일께 정기 인사를 진행한 후 다음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시작할 예정인 만큼, 이 부회장이 회의 참석을 위해 아부다비에만 잠시 머물다 이르면 9일께 귀국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재판을 매주 목요일에 참석했으나, 이번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에 열리자 시간적 여유가 생겨 이번 출장길에 나서게 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재판이 열리지 않자 즉시 열흘간 북미 출장을 떠나기도 했다.

BBC코리아 유튜브에 게재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인터뷰. [사진=BBC코리아 유튜브 화면캡처]
BBC코리아 유튜브에 게재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인터뷰. [사진=BBC코리아 유튜브 화면캡처]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5일 오후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워싱턴DC 교외 샐러맨더에서 현지 시간으로 6~8일 열리는 국제 포럼인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미국 출장 후 약 한 달만으로, 올해만 세 번째 미국행이다.

이 포럼은 그간 범태평양 지역의 민간 외교와 정책 공조 필요성을 강조해온 최 회장이 직접 만든 것이다. 해당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해법을 찾고 경제·외교적 대안을 마련하고자 만들어진 포럼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의 전현직 관료와 학계, 재계 인사들이 총집합한다.

또 최 회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도 이날 인터뷰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 건설을 위한 전제조건(precondition)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 받고 있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최 회장은 "반도체 제조 시설(fab)을 짓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도전"이라며 "아직은 (구체적인)계획이 없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서 SK가 미국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선 "거의 20년 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해왔다"며 "많은 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걸었지만 여전히 돈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CAPEX) 규모가 엄청나 가끔은 무서울 정도(scared)"라며 "자본 지출을 절약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원조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에도 미국에 방문해 고위급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한 후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에 합류해 주목 받았다. 또 내년 1월 초에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해외 현장 경영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세에 각 기업들은 해외 출장 자제와 회식금지 등 긴급 조치를 시행 중이지만, 총수들의 해외 출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왔던 해외 네트워크 강화와 현지 협력 등이 절실한 상황인 데다, 신년 사업구상 등을 위해서라도 총수가 직접 나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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