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 김포장릉 건설사 개선안 퇴짜…철거 가능성 커지나

문화재위, 김포장릉 건설사 개선안 퇴짜…철거 가능성 커지나

김포 장릉 문화적 가치 유지 어렵다고 판단…부결 결정시 철거 현실화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문화재 보존지역 내 무단으로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의 개선안에 대해 '퇴짜'를 놓았다. 더욱이 전면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면서 이들 아파트의 실제 철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궁능분과와 세계유산분과는 전날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김포 장릉 인근 무단아파트 문제 해결을 위한 합동심의에서 건설사들의 개선안으로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 '보류'결정했다.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우측 상단에 멀리 검단신도시 내 무단 증축된 아파트 모습이 보인다.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위는 향후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추가적인 논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소위에서는 김포 장릉의 경관을 가리는 아파트에 대해 구체적인 시뮬레이션과 전문가들의 자문, 유네스코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화재위는 지난 8월 대방건설, 대광건영, 금성백조가 제출한 김포 장릉 앞 아파트 건설 안건을 심의해 "건물 위쪽 일부가 조망돼 역사문화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건설사로부터 개선안을 받은 뒤 다시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일부 층수 철거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 대신 외벽 색상 및 마감 재질 변경 등만 언급했다. 대방건설과 대광건영은 연못·폭포 조성, 아파트와 지하 주차장에 문인석 패턴 도입 등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금성백조는 문화재 안내시설을 설치하고, 장릉과 조화를 이루는 재질로 마감하겠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즉각 반발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건설사들이 낸 개선안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세계유산 지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고, 분양받은 분들의 입장도 생각해 균형 있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현재 문화재청으로부터 인천 검단신도시 일대 아파트 3곳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문화재청은 김포 장릉 근처에 위치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를 지은 대방건설·대광건영·금성백조 등 3개 건설사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 44개동(3천400여세대) 아파트 공사 중 19개 동에 대해 지난달 30일부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들 건설사 모두 공사중지 명령의 집행을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대방건설 측의 가처분 신청만 인용됐다. 이로써 2개 건설사의 아파트 공사는 중단됐다.

현재 문화재 인근에 무단으로 건축물을 지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어서 잘못된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무허가 아파트를 철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달 17일 올라온 후 21만6천명이 넘게 동의하면서 청와대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문화재위가 중론을 모으지 못하거나 건설사의 추가 개선안 역시 미온적일 경우 '부결'을 결정할 수 있다. 만일 부결 결정이 나오면 장릉의 문화적 가치를 해치는 아파트 철거가 불가피해진다. 건설사는 행정관청의 인허가 잘못이며 인허가 주체인 인천 서구청과 인천도시공사 측과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