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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택시·대리' 엇갈린 주장…카카오모빌리티 '딜레마'


상생안 내놓아도 업계 전반 아우르기 어려워…진통 계속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대리운전 업계와 상생을 하겠다며 나섰지만 업계 내부에서도 상충된 이해관계로 인해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법인 사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로, 대리운전 업계는 대리운전 운영업체와 대리운전 기사 간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어 전체를 아우르는 상생안을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추가적인 상생안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방침이지만 여러 이해관계들을 모두 수렴할 수 있는 묘안을 내놓지 못하는 이상 갈등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에서 운행중인 카카오T 택시의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에서 운행중인 카카오T 택시의 모습. [사진=뉴시스]

◆가맹택시 협의체 구성한다는데…개인 가맹택시기사는 '반발'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블루 가맹 개인택시 기사들이 결성한 단체인 '택시모빌리티가맹점주협의회(모가협)'은 지난 4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카카오택시 가맹점협의회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KM솔루션 간 맺은 협약에 대해 "가맹점협의회는 결정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모가협은 지난 3월 구성된 협의회다.

모가협은 성명서에서 "KM솔루션의 협의체 구성에 대해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카카오T블루 택시의 운행 주체임에도 개인택시 크루들을 배제한 KM솔루션의 협의체 구성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가맹점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운송가맹자회사인 KM솔루션과 카카오T 관련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가맹점협의회는 서울 지역 138개 가맹택시 운수사 중 103개 운수사가 모여 지난 5월 설립한 가맹택시 점주 협의체다. 협약에 따라 가맹점협의회는 이달 중 KM솔루션과 첫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택시업계를 위한 상생 방안을 발표하면서 가맹택시 사업자와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후속 조치다.

그러나 개인택시 기사들은 자신들이 협의체에서 빠졌다며 반발했다. 또 법인택시 사주들만으로는 충분한 대표성을 지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모가협은 성명서에서 "가맹점주라고 해봐야 겨우 103명의 단체성을 지닐 뿐이며 더욱이 일부 회사만이 자사의 모든 택시가 카카오T블루"라며 "무엇보다 이들은 카카오T블루를 직접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크루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으며 오로지 자사 이익을 위주로 협의에 임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을 가졌다"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수수료 등 여러 측면에서 법인택시 쪽과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수수료의 경우, 일반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에 전체 매출의 20%의 수수료를 걷는 계약을 5년 단위로 체결한다. 그 대신 KM솔루션을 통해 3개월마다 16.7%를 환급한다. 그러나 개인택시의 경우 상황에 따라 환급 비율이 더 적은 경우도 많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또 수수료 환급 시 이것이 수익으로 인식되기에 이에 대해 별도로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즉 각종 세금 부담으로 인해 법인택시와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

모가협은 "서울에서 카카오T블루를 운행하고 있는 운행자(가맹크루) 중에서는 법인택시 소속 기사보다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현저히 많다"고 덧붙였다. 모가협에 따르면 카카오T블루 가맹 법인택시는 최대 2천500여대 수준이지만, 개인택시 대수는 8천여대를 넘는다. 이에 "가맹점협의회를 구성한다고 하면 지금이라도 명확하게 개인 대표, 법인 대표 혹은 법인 운행 대표와 KM솔루션 등의 3자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모가협은 주장했다.

송승훈 모가협 회장은 "이전에 KM솔루션을 만나서 카카오택시의 운영 방향이나 수수료 구조, 개인택시 가맹 관련 계약 내용 등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고 그런 만큼 KM솔루션도 협의회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라며 "KM솔루션과의 직접적인 대화 채널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를 위해 구성 주체도 마련했는데 KM솔루션에서 협의체를 가맹점협의회하고만 구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가맹택시에 참여하는 법인과 개인 기사 모두 중요한 파트너"라며 "전국 법인 및 개인 가맹 택시 사업자들과 상생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나가고 있는 단계로, 시작 단계인 만큼 모든 가맹택시 참여자와 논의될 수 있도록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수수료율' 내놓았지만…대리운전 업체들 '무늬만 상생이다'

대리운전 업계 내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리운전 업체들이 모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로 인해 대리운전 업체들이 큰 위기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완전 철수와 대기업 업체들의 대리운전 시장점유율 제한 등 '극약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리기사들은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의 부조리도 상당하다며 카카오의 시장 진입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상생안을 발표하면서 우선적으로 대리운전 기사들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던 변동수수료제를 전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간 20%였던 수수료를 상황에 따라 0~20%로 조정하는 것이다.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의 수수료가 2~30%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리기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이다. 이로 인해 여러 대리기사들이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우호적인 편이다.

택시 및 대리운전 업계가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저지를 위해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은 관련 기자간담회 전경.
택시 및 대리운전 업계가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저지를 위해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은 관련 기자간담회 전경.

이와 함께 대리운전 기사들이 모인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을 노동조합법상 정식 노조로 인정하며 교섭을 시행하기로 했고, 월 2만2천원에 달하는 카카오T대리 유료 멤버십의 개선도 검토하기로 하는 등 기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이 두 가지 모두 대리운전노조 등에서 카카오모빌리티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이다.

반면 대리운전총연합회와는 여전히 평행선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총연합회의 반발에 인수를 진행 중이던 전화대리운전업체 2곳의 인수를 철회하고 향후 인수도 자제하기로 했지만, 전화콜 시장 자체에서 손을 뗄지 여부에 대해서는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총연합회가 이달 들어 주장하고 있는 시장점유율 제한, 일명 '총량제'에 대해서도 협의를 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 방안으로 시행하는 변동수수료율에 대해서 총연합회는 명백한 반대 입장이다. 20%로 고정됐던 수수료를 인하하면 상당수 기존 업체들이 수익을 내지 못해 도산되면서 대기업 업체들에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총연합회는 "상생의 탈을 쓴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대리운전 시장을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며 "기존 시장에서 콜이 처리되지 않으면 콜은 카카오로 갈 것이고 소상공인들이 영위하는 대리운전 시장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만일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이 고사한다면 대리운전 시장에는 카카오모빌리티,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티맵 등 대기업만 남아 결과적으로 이들이 독과점을 하며 수수료를 올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유진 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1년 반 넘게 대리기사들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다가 최근 들어 전격적으로 교섭했다는 것은 업계에 대한 갈라치기로 볼 수도 있다"며 "이처럼 기사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바꿔 말하면 대리운전 사업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동반성장위를 통해 총연합회 등 대리운전업계와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다양한 요구 사항들에 대해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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