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의 '위드 코로나' 헛구호 안되려면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정부가 지난 4일부터 현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앞으로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기존 골격을 유지하되 백신 접종 완료자가 포함될 경우 최대 결혼식은 199명, 돌잔치는 29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방역 수칙을 일부 완화한 것이다. 장기간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한계에 달하고 높아지는 백신 접종률을 고려해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노리는 모양새다.

실제 정부는 '위드 코로나'로 기존 방역 정책의 전환을 꾀하기 시작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접종률이 높아진 다른 국가들을 언급한 뒤 "현재 거리두기 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전환 시점은 백신 접종률이 고려층 90% 이상, 성인 기준의 일반 국민 80% 정도에 이르는 오는 11월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백신 접종 완료자가 다중이용시설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백신 패스'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는 현행 방역체계를 위중증 환자 및 치명률 관리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다. 4단계 거리두기가 90일 남짓됐으나 감염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거리두기 효과에 대한 의문이 높아진 데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더 요구할 수도 없다. 지금의 어려움을 돌파할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선택지가 없다. 정부가 세계적인 흐름인 '위드 코로나'에 맞춰 방역 체계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선 최소한의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여전히 500만명 이상의 성인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 정부의 독려에도 이들 중 예약률은 10%도 못 미친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위드 코로나'의 연착륙은 기대하기 어렵다. 또 백신 접종 완료자와 미접종자간의 사회 갈등을 부추길 우려도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 패스' 도입을 반대하는 청원이 등장하는 등 정부가 '백신패스' 도입을 언급하자, 벌써부터 미접종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방역·경제·교육·안전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5일 '백신 패스' 논란을 언급하면서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통한 국민들의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위해 관련 부처에 대안을 요구했다. 방역 체계 전환에 대한 제도를 구체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과정에서 백신 미접종자들을 끌어내기 위한 세심한 대안은 최우선으로 다뤄져야 한다. 백신이 가장 유효한 방역수단인 상황에서 접종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위드 코로나'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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