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디테일 놓친 가상자산 규제에 업계만 '뭇매'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마무리됐지만 금융당국의 세밀함 부족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고 있다.

특금법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마감을 앞둔 지난 9월17일에는 가상자산거래소 원화마켓 폐업과 신고 절차에서 '잡음'이 나타났다.

기자수첩 [그래픽=아이뉴스24]

금융당국 권고사항으로는 원화마켓 폐쇄 일주일 전부터 공지를 올리고 안내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거래소들은 신고 직전까지 원화마켓과 코인마켓을 동시에 운영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권고안은 말 그대로 권고일 뿐, 강제성 없기에 위법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금융당국 권고안을 충실히 이행한 거래소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국 규제를 충실히 따르면 피해를 보고, 최대한 편법을 사용하는 업체만 이득을 취한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실명확인 계좌를 은행 등 금융사들의 자율에 맡긴 것도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실명계좌 발급에 대해 금융당국이 겉으로는 금융사 자율에 맡기면서 뒤로는 금융권에 압력을 행사한 것과 다름없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당국이 금융사 자율을 핑계로 복잡한 사안에 대해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애초에 실명계좌 발급을 의무화한 것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거래소보다 1금융권이 자금세탁 방지에 대한 노하우가 많으니, 사실상 해당 부문에서의 시스템 구축과 규정 마련 등을 은행권에 '위임'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거래소에서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져야 하기에 계좌발급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소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계좌를 발급받을 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계좌 미획득 거래소는 사업상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수수료로 먹고 사는 거래소가 거래대금이 90%가까이 감소했다. 사실상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의도와 다르면 수정을 해야 하는데, 금융당국은 업계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 결과, 국회에 계류된 특금법 개정안만 해도 10여개에 육박한다. 그만큼 고쳐야 할 부분, 지적될만한 내용이 많다는 의미다.

특금법 이후에도 트래블룰 구축, 고객신원확인 절차 마련,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등 추가 보완조치가 줄줄이 이어진다.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고, 규제와 함께 육성안까지 포함한 '가상자산업권법'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다행히 전임 금융위원장과 달리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은 가상자산 업권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그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임박했던 지난달 주말마다 회의를 소집하고 가상자산시장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부디 눈을 감고 귀를 막은 '독불장군식' 규제가 아니라 업계와 정부, 투자자들의 의견을 고루 수렴하고 최적의 안을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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